치솟은 물가 때문에 밀가루.돼지고기.과일 등으로 추석 음식을 준비하는 주부들은 작년보다 상당히 많은 지출을 각오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 한우값 폭락에도 쇠고기는 제자리
22일 농협유통이 농식품부에 보고한 '2008년 한가위 물가안정 대책' 자료에 따르면, 추석을 25일 앞둔 지난 20일 현재 농협 하나로클럽 매장에서 고기전 등의 재료인 다진 돼지고기(100g)는 890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추석 25일전(8월 31일)의 590원보다 50.8% 높은 수준이다. 같은 양의 앞다리살(전지)과 삼겹살 역시 각각 49.7%(628원→940원), 53.3%(1천200원→1천840원) 뛰었다. 닭고기(850g)도 4천500원에서 4천850원으로 7.8% 올랐다.

   더구나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산지 한우 가격이 약세임에도 쇠고기 가격은 쉽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이는 도축 이후 여러 유통.가공 단계를 거치면서 붙는 비용과 마진이 가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유통구조 때문이다. 2등급 불고기감(100g)은 1년전보다 4.3%(2천300원→2천400원) 오히려 높고, 1+등급 갈비(100g)는 5천600원 수준에서 차이가 없다.

   특히 명절 음식에 꼭 필요한 밀가루(1㎏)의 경우 국제 곡물가 폭등의 영향으로 1년사이 890원에서 1천700원으로 91%나 급등했다.

   예년보다 추석이 이른 탓에 과일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사과(홍로 13개이하들이 5㎏) 값은 현재 4만1천원으로 작년의 3만7천원보다 10.8% 높고, 배(신고 10개이하들이 7.5㎏) 역시 3만2천원으로 1년전 가격(2만9천500원)을 8.5%(2천500원) 웃돌고 있다.

   그나마 계란과 수산물 가격은 안정세다. 조기(중자) 한 마리는 4천500원으로 1년전 4천600원보다 2.2% 낮고, 황태포도 4.9%(4천660원→4천430원) 떨어졌다.

   ◇ 추석까지 오름세 이어질 듯
이같은 농축산물 물가 불안은 추석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농협유통은 사과의 경우 저온 및 서리 피해로 생산이 줄었고, 배도 이른 추석으로 차례상에 올릴만한 큰 과일이 적은만큼 올해 추석 가격대가 작년보다 5~10% 정도 높은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조류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출하량이 줄어든 닭과 계란 가격도 작년에 비해 각각 23.5%, 18.2%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갈비세트와 참조기는 작년과 비슷하고, 배추나 대파 등 채소류는 생산 호조로 오히려 20% 정도 낮아질 것으로 관측됐다.

   농협유통 관계자는 "직거래 비중이 많고 사전 물량 확보 규모도 큰 하나로마트의 가격 상승률이 이 정도라면 다른 일반 유통업체나 재래시장에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 수준은 더 높을 것"이라며 "추석 직전까지는 강세가 이어진다고 봐야한다"고 전망했다.
농협유통은 물가 안정 차원에서 추석을 전후로 정부의 물가관리 대상 품목을 중심으로 직거래 장터 등 특별할인 행사를 펼칠 예정이다.
장태평 농식품부 장관은 지난 20일 하나로클럽 양재점에 들러 "추석 이전 18일동안 '농촌사랑 우리 농축수산물 큰 장터'라는 이름의 직거래 시장을 전국 2천300여곳에 개설하겠다"며 "서울시의 경우 각 구 단위로 한 주에 적어도 세 차례 정도 장이 열릴 수 있도록 농협이 협조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