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원구성 대치가 끝을 모른 채 계속되고 있다.

   18대 국회 임기가 80일 가까이 지나도록 원구성 조차 못하는 파행사태가 이어지면서, 여야 원내지도부 간에는 감정적 대립까지 보이는 깊은 불신이 쌓이고 있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17일 "더 이상 떼를 쓰는 민주당과는 협상을 할 수가 없다"면서 18일 민주당을 제외한 친박연대, 자유선진당 등과의 부분원구성 추진 방침을 밝혔다.

   한나라당은 하나를 양보하면 또 하나를 달라는 민주당의 전략에 더 이상 끌려갈 수도, 끌려가지도 않겠다고 주장했다.

   국회의장이 여야 합의의 최종 시한으로 설정한 18일 낮까지 만 48시간도 남겨놓지 않았지만, 한나라당은 이번 주말에도 민주당과 더 이상의 접촉을 벌이지도 않았다. 국회의장이 지정한 시한 내에 여야 협상이 추가로 있을지 조차도 불투명하다.

   차명진 대변인은 "한나라당은 더 이상 민주당과 협상에 연연하지 않겠다"면서 "국회의장이 소집한 18일 국회 본회의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은 재협상 전문 정당이냐"면서 "쇠고기도 재협상하라, 원구성도 재협상하라 생떼가 너무 지나치다"고 비난했다.

   민주당과 물밑 교섭을 벌여왔던 주호영 원내수석부대표도 "민주당의 마음의 끝을 봤기 때문에 미련도 없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여당의 책임있는 국정운영과 양보를 거듭 요구하며 버티고 있다.

   특히 가축법 개정은 지난 7월 18대 국회를 개원하면서 여야가 합의한 약속이라면서 국민이 안심할 수 있을 정도의 법 개정안이 반드시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지 않고서는 한나라당이 추진하는 원구성에 협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원혜영 원내대표는 "우리 요구는 단순한 것으로 한미 쇠고기 협상의 주요내용을 최소한이라도 가축전염병예방법에 담자는 것"이라면서 "앞으로의 국회 원구성 협상을 위해서는 한나라당에서 수용 가능한 개정안을 만들어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 원구성 협상은 개원 협상의 합의를 토대로 이뤄지는 것"이라면서 "가축법 개정에 한나라당이 반대해 원구성이 안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가축법 개정안은 광우병 발생시 쇠고기 수입 5년간 금지, 수입금지품목에 내장 전체 포함, 쇠고기 협상시 수입위생조건 국회 사전 심의를 요구하는 민주당의 입장과 가축법이 개정되더라도 기존에 합의된 한미 쇠고기 협상을 인정하는 부칙은 추가하자는 한나라당 요구가 마지막 쟁점이 된 상황이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요구는 결국 한미 쇠고기 협상의 재협상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요구는 결국 알맹이 빠진 가축법 개정을 하자는 것이라고 각각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여야가 한치의 양보 없는 주말을 보내는 가운데 김형오 국회의장이 18일 낮까지로 지정된 심시기일까지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못할 경우 같은 날 오후 본회의를 소집, 원구성 강행에 필요한 국회법 개정안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어 정국 경색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