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추홀 - 조우성 <객원논설위원>
2014년도 아시안게임을 유치하기 위해 거시적( 巨市的) 노력을 쏟고 있는 인천의 시민 한 사람으로서 이번 도하 대회를 눈여겨보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 1일 새벽 1시부터 무려 3시간여에 걸쳐 펼쳐진 화려한 개막식부터가 관심거리였다.
오일 달러의 위력을 실감케 한 칼리파 스타디움의 개막식 행사는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아시아인들에게 평소 접할 수 없는 '카타르'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려는 열의에 감복케 하는 동시에 아시아인들에게 '우리'는 어떻게 비춰지고 있을까를 생각케 했다.
2위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경기력 수준으로 보나, 역사적, 문화적, 경제적 위상으로 보나 대한민국은 아시아에서 중국, 일본에 버금가리라는 것이 우리의 상식(常識)이었다. 그런데 그에 상응하는 대접을 받지 못한 채 식전 행사에는 얼굴도 내밀지 못하고 있었다. KOC의 대(對) 아시아 스포츠 외교가 어떤 수준이었길래 그런 홀대를 받았는지는 모르나, 그동안 국내 각종 언론 매체들이 아시아 각국에 풍미하고 있다며 열을 올려 보도하던 '한류(韓流)'가 과연 있기는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식전 행사에 이은 선수단 입장에서도 그랬다. '언제부터 국민적 동의를 얻어 사용하기 시작했느냐'는 논란이 있는 '한반도기(韓半島旗)'만이 펄럭이고 있었다. 정작 '대한민국'의 고유한 국가 상징(象徵)인 '태극기'는 실종 상태나 다름없었다. 아시아인들에게 우리의 염원이 통일임을 알릴 요량이었다면, '한반도기'의 뒤를 따라 입장하는 남북 선수단에게 UN 가입국인 자국(自國)의 국기를 각각 들게 해 아시아인들에게 우리의 꿈과 현실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어야 옳았다는 느낌이다. 8년 뒤 개최될 아시안게임을 유치하자는 우리다. 유치 운동에 앞서 아시아의 이웃과 친구들에게 우리 고장 '인천(Incheon)'과 '대한민국'을 적극 알리고, 그들의 역사와 문화와 풍습 등을 공부하는 게 그들을 초대하려는 우리의 예(禮)라는 생각이 앞선다. '아시아 속의 인천', 그냥 새겨질 리가 없다./조우성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