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익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장/행정학박사
 지난 6월 11일부터 15일까지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시 소재 헨리 B. 골잘레스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미국 상수도협회의 연례회의 및 전시회에 인천시 대표단으로 참석하게 되었다. 이곳에의 방문단은 한국 상수도협회 주관으로 환경부, 기업체 및 전국 16개 시·도 공무원, 협회와 수자원공사 관계자 등 모두 46명으로 구성되었다.
샌안토니오 시는 미국의 10대 도시중 하나로 스페인 문화의 영향이 깊게 남아 있는 인구 130만의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도시이다. 프랑스, 스페인, 멕시코 등을 거쳐 미합중국이 된 그 모든 역사와 문화가 일체화되어 있는 분위기를 지금도 지니고 있는 도시라고 할 수 있다.
미국 상수도협회의 연례회의 및 전시회 행사는 1881년 처음 시작한 이래 올들어 125년째를 맞이하는 미국에서도 어떤 분야에 비해서도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된 연례적인 행사로서 그간 미국뿐만이 아니라 세계 상수도 기술 및 행정 발전에 지대한 기여를 해온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리고 항상 그러하듯 금년 행사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전시회에서는 IT와 NT라는 첨단기술을 접목한 첨단 상수도 관련기계, 설비 및 소프트웨어 프로그램들이 선보였다. 가장 먼저 와 닿는 느낌은 미국 상수도 사업의 발전 정도가 아직도 전통적 기술에 근거한 한국의 상수도 사업과는 몇 차원 다른 절대적인 기술우위의 산업을 오래전부터 형성하여 왔고 가까운 시일 내에 그 차이를 크게 줄이거나 이를 극복하기가 거의 불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었다.
본 전시회에는 모두 562개의 기업들이 참가하였는데 대부분 미국기업들이 주를 이루고 외국기업들은 한국, 일본, 중국 등 동북아 국가들이 일부 참여했다. 한국기업으로는 (주)두산중공업, 한국주철관공업주식회사 등 4개 업체가 참가하여 우리 방문단을 반갑게 맞아주었다. 그러나 위치라든가 규모 및 전시된 제품의 수준면에서 미국 기업들과 많은 차이를 나타내 많은 아쉬움을 주었다.
결론적으로 이번 미국 상수도협회 행사와 관련하여 우리 상수도 행정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몇 가지 제안과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의 향후 추진계획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번째로는 이제 우리 상수도 분야도 이제라도 세계화, 국제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본다. 공무원, 기업인, 협회 모두 보다 넓은 무대로 나가 무한한 시장을 개척하고 이를 위해 경쟁력을 한층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시에서는 상수도분야 기업체의 해외 전시회 참가를 통해 제품경쟁력을 제고함으로서 수출 증대를 위한 행·재정적 지원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으로 금년 하반기부터 예산에 반영하여 추진하도록 하겠다.
두번째로 기업인 스스로의 기술 연구·개발(R&D)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과감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자체 기술개발 없이 주문자 제품에 의한 제품생산자 방식(OEM)에 지나치게 의존하다가는 저가 공세를 해오는 중국이나 인도 등 후발 경제주자들에게 곧 추월당하는 상황에 빠질 수 있다. 시에서도 지방정부의 차원에서 기업체의 상수도 분야 기술개발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하반기 중에 송도 테크노파크 및 생산기술연구원과 기술협약을 맺고 체계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세번째로 민간기업은 물론 지방정부에서도 새로운 첨단 기술과 운영기법은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받아 들여 소화해 냄으로서 기술 혁신뿐만이 아니라 경영개선을 이루기 위한 좋은 기회로 활용하는 용기와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시에서는 경영혁신을 위해 6 시그마 경영기법을 하반기에 적극 도입할 계획이며, 대민 서비스 만족의 극대화를 위한 콜센터 설치·운영 방안과 외국 기업과의 기술 제휴, 민자유치를 통한 경영개선 등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 추진할 계획이다.
네번째로 상·하수도분야는 중요한 미래 환경산업의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이 점을 깊이 인식하고 있으며, 중앙정부 차원의 재정적인 지원 하에 기업들은 과감한 투자와 기술개발과 함께, 해외투자 및 기술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에 있다. 우리의 경우 2007년도 7월 시행예정인 한·미 FTA가 예정대로 발효되면, 교육·법률·의료 분야 이상으로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대비한 중앙 및 지방정부 차원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본다. 무엇보다도 상·하수도분야의 전문가 육성을 위한 국내·외 교육, 훈련과정의 실행이 중요하다고 본다. 우리시에서는 전 공무원을 상대로 한 지속적인 국내 및 해외연수프로그램을 마련해 추진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상하수도에 대한 총괄 부서인 환경부, 건설교통부, 상하수도협회, 각 지방자치단체 등 관련 기관간의 효율적인 네트워크와 공조체제의 구축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를 통해 급격히 변화하고 발전하는 세계 상수도 기술, 장비, 소프트웨어 등 분야에서 뒤쳐지지 않고 나아가 선도할 수 있는 적극적인 자세와 노력이 절실한 시점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