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시가 크게 변화하고 있다. 접경지역이라는 특성 때문에 온갖 규제에 묶인 데다 대규모 군 부대 주둔지역이라는 한계를 안고 있는 도시가 뜻밖에도 문화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미 포천 반월아트홀은 수준높은 공연과 뛰어난 기획력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명문 공연예술공간으로 확고히 자리잡았다. 또, ‘지역의 흉물’로 꼽혔던 폐석산이 ‘아트밸리’라는 이름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밖에도 산정호수를 배경으로 한 대규모 조각예술 축제와 영화마을 조성, 수준높은 축제 유치 등으로 포천의 명성을 새롭게 부각시키고 있다.
버려진 폐석산과 곳곳에 들어서 있는 군 부대 등으로 삭막하기만 했던 도시 이미지가 수준높은 문화예술도시라는 이미지로 급격히 바뀌고 있는 것이다.
포천시가 이미 실현했거나 추진하고 있는 갖가지 문화예술 시설과 프로그램을 들여다 본다.

#. 폐석산을 되살려 문화예술 자산으로
포천시는 더이상 활용가치가 없어 버려져있는 대규모 폐석산이 그 어느 공간도 갖지 못한 독특한 예술적 가치를 갖고 있다고 보았다. 그리고는 지난 1여년 동안 폐석산을 활용한 차별적 패러다임의 문화적 가치를 생산해내고자 갖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폐석산을 아트밸리로 조성하겠다는 것.
시가 2008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포천석 아트밸리 조성사업은 신북면 기지리 산 39-1 일원에 대규모 환조 등 예술작품 조각과 폐석산의 석벽을 이용한 야외음악당 등을 약 3만평 규모로 건립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주변의 수려한 자연경관 속에서 흉물로 방치된 폐석산에 세계적인 국·내외 유명 조각가를 초빙해 아트밸리 컨셉에 걸맞은 작품들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자연훼손의 대표적 현장인 폐채석장에 ‘환경치유’의 개념을 도입한 것으로,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인공과 자연의 만남을 극적으로 도입한 세계 유일의 대규모 예술연출이라는 점에서 나라 안팎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멀티미디어형 영상테마파크 조성
시는 또 수도권과 입접된 지리적 여건을 활용해 영화마을을 조성하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수도권 인근의 기존 영상테마파크와는 철저하게 차별화된 개념으로 조성하겠다는 것.
이를 위해 부지 선정 단계부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완전히 색다른 개념의 후보지를 선정하는 것이야말로 이 사업의 성패를 가름하는 첫 단계이기 때문이다.
시는 후보지에 방송과 영상을 주제로 한 멀티미디어형 영상테마파크와 함께 가족형 테마파크 개념을 불어넣음으로써 경쟁력을 한층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시가 마련한 구상은 영화마을에 ▲드라마와 영화를 주제로 한 테마거리 ▲야외공연장 및 쇼핑몰 ▲오픈세트장과 제작스튜디오 ▲자연휴양림과 펜션 등의 숙박시설 ▲게임월드 ▲레저 및 휴게시설 등을 함께 조성한다는 것이다.
영화마을을 단순한 영화촬영장 개념에 머물게 하지 않고, 말 그대로 휴양과 레저, 공연 등이 함께 이뤄지는 다목적 공간으로 꾸민다는 것이다.

#.3대 문화예술행사로 최고의 문화예술도시 비약
명실상부한 문화예술도시는 공연장이나 테마파크 등 단순한 하드웨어 확충으로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포천시는 그같은 ‘공간의 속’을 채우기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공을 들여왔다.
‘문화예술이 살아 숨쉬는 세계적인 자연도시’를 꿈꿔왔던 박윤국 시장은 올 하반기부터 포천국제조각심포지엄과 포천 아시아미술제, 제46회 한국민속예술축제 등 3대 문화예술 행사를 본격적으로 펼친다.
- 포천국제조각심포지엄
먼저, 오는 23일부터 8월21일까지 열리는 포천국제조각심포지엄은 포천의 명소 산정호수에 아름다운 자연과 어울리는 조각공원을 조성하기 위한 작업의 일환이다. 연간 100만여명이 찾고 있는 경기북부의 유일한 최대 호수공원인 산정호수에서, 자연과 함께 수준 높은 조각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 이를 위해 세계는 물론, 국내 유명 조각 작가들이 함께 참여하고 스스로 기획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이번 심포지엄의 주제는 한반도의 중심에 위치한 포천의 지리적 특성과 분단민족의 염원, 자연과 사람의 어울림 등을 하나로 함축한 ‘평화(平和)의 뜰-자연과 예술 공간과의 교감’이다. 심포지엄에는 일본 중국 미국 호주 독일에서 온 5명의 해외 작가를 포함, 모두 17명의 국내외 저명 조각작가들이 참여한다.
산정호수 조각공원은 이번 심포지엄이 끝난 뒤, 포천시 영북면 산정리 산정호수변 1만3천383㎡ (4천48평) 규모로 오는10월까지 마무리 될 계획이다.
- 제1회 포천 아시아미술제
시는 오는 9월23일부터 10월23일까지 한 달 동안 경기북부 시군 가운데 처음으로 제1회 포천 아시아미술제를 개최한다. 이번 미술제의 주제는 ‘길’(Road). 기긴 동안 반월아트홀 전시장과 산정호수 일원에서 열리게 된다.
시는 이번 미술제를 통해 ▲분단의 현실과 접경지역의 긴장을 세계에 알려 평화의식을 고취하고 ▲지역주민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한편 ▲경기북부권역의 문화예술 중심도시로 도약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미술제에는 국내 유명 작가 및 포천 지역 작가 40여명과 중국 일본 대만 베트남 인도 카자흐스탄 및 아시아 이외의 지역 작가 30여명 등 모두 70여명이 참가한다. 작가들은 평면과 입체, 설치, 미디어 작품 등 모두 100여점을 선뵐 예정이다.
또한 퍼포먼스와 전통무용, 리셉션, 깃발만들기, 벽화그리기, 찰흙만들기, 자화상그리기 등 부대행사와 체험행사를 마련,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는 계기도 만든다.
- 제46회 한국민속예술제
뿐만 아니라 각 지방의 전래 민속발굴 보존을 위해 열리는 제46회 한국민속예술축제가 오는 10월2일부터 4일까지 사흘 간 포천종합운동장에서 개최된다.
이 행사에는 전국 16개 광역 시·도와 이북5도에서 각 1팀씩 모두 21개 팀이 참가한다.
개막 하루 전인 10월1일에는 제12회 전국청소년민속예술제가 같은 장소에서 열리며, 행사 참가 인원만 약 3천여명에 이른다. 관중 수도 1만여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는 공식행사 외에도 향토민속예술 이벤트와 체험행사 등을 통해 신명나는 한마당 축제의 장을 마련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계획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있다./포천=김성운기자 blog.itimes.co.kr/swkim
 
 <인터뷰-박윤국 포천시장>
- 포천시가 문화예술 부분에 주력하는 이유는.
▲ 3년 전 부임 당시 제시했던 화두 역시 풍요로운 문화복지였다. 포천시가 아니더라도 문화복지는 21세기의 중요한 테마이며 사회발전의 주요한 밑거름이다. 문화역량의 축적과 발전 없이는 진정한 의미의 지역 성장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본격적인 주5일근무 시대와 ‘웰빙’이라는 사회적 트렌드가 자립잡은 상황에서 시민들이 가치 있는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도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와 장을 적극 제공해야 한다고 본다. 이는 비단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단계에 머물지 않고, 지역의 경제적 성장에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
- 접경지역의 특성상 지역의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취약하지 않은가.
▲ 어느 관점에서 보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문화예술이라는 것이 꼭 번듯한 공간과 도시에서 꽃피는 것은 아니다. 문화는 다양성이 핵심이다. 주어진 조건에서 조건에 가장 잘 부합하는 창조적이고 차별화된 개념의 컨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예를 들면 폐석산이 그렇다. 대표적인 자연훼손 사례며, 지역의 애물단지일 수 있다. 우리는 이 폐석산을 대표적인 ‘자연치유’의 사례로 만들고 있으며, 폐석산도 얼마든지 훌륭한 지역의 자원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려 한다.
- 지금까지의 중간 평가를 한다면.
▲ 이미 반월아트홀은 차별화된 기획과 수준 높은 공연으로 자리잡았다. 폐석산에 아트밸리를 조성하는 사업 역시 나라 안팎의 관심을 끌어모으고 있다.
지난 3년여 임기 동안 세계적인 문화예술 행사를 개최하는 한편, 외국도시와의 우호교류 협정을 잇따라 맺으면서 경기 최북단의 문화예술 변방 도시 이미지를 벗어나게 된 것만으로도 상당한 성과라고 본다.
우리 지역 주민들은 오랜 기간 문화예술 활동에서 소외돼왔기에 이에 대한 욕구도 더욱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장애물이 아니라 오히려 포천시가 문화예술 도시로 받돋움할 수 잇는 자양분이라고 생각한다. /포천=김성운기자 (블로그)swkim
 
 
 * 사진설명
 
 1. = 박윤국 포천시장
 2. 청성체육공원에서 내려다 본 포천시가지.
 3. 폐석산을 활용해 조성하고 있는 포천석 아트밸리 조감도.
 4. 경기북부 최대 관광지인 산정호수 주변에 조성되는 산정호수 조각공원에 들어설 조각 작품 가운데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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