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고 싶다-강화 갯벌 센터
 지난 8일 강화도 마니산 자락 끝, 여차리에 강화갯벌센터가 문을 열었다.
 강화군과 인천환경운동연합이 공동사업으로 결실을 맺은 갯벌센터는 앞으로 ‘갯벌 지킴이’ 구실을 하게된다.
 때문에 이곳저곳에서 ‘갯벌 체험’이란 관광상품으로 갯벌을 마구 이용하는 것과 다르게, 갯벌의 소중함을 알리고 복원·보존해야만 하는 이유를 알리는 프로그램만 운영하고 있다.
 머드팩도 하고 갯벌 썰매도 타며 즐거운 주말을 보내는 것도 좋겠지만, 넓게 펼쳐진 갯벌을 바라보며 소중함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의미있겠다.
 
 강화갯벌센터는 갯벌 체험지로 유명한 동막해수욕장에서 승용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여차리 북일곶돈대 인근에 있다.
 갯벌을 복원하고 보전하기 위해 인천환경운동연합과 강화군이 수년간 머리를 맞대고 논의한 끝에 결실을 맺은 만큼, 지하 1층에서 지상 2층 옥상까지 ‘갯벌과 환경’으로 가득하다.
 일단 ‘갯벌 종합보고서’인 갯벌센터에 가기 위해선, 진입로를 따라 400여m를 걸어들어가야 한다. 갯벌센터를 알리는 이정표 아래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한적한 시골길을 따라가듯 가족과 손을 맞잡고 유유자적 걸으면 된다. 현재 ‘생태관찰로’ 공사가 한창이라 주변 경관이 좀 어수선한게 흠이라면 흠이다.
 개관 한달 동안은 무료 입장이다. 7월 중순부터 입장료로 어른은 1천500원, 아이는 800원(개인 기준)을 받는다. 국가유공자 등과 장애인, 6세 이하 65세 이상 관람객은 무료다.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월요일은 쉬는 날이다.
 둘러보기 위해선 일단 신을 벗어야 한다. 갯벌센터는 친환경공법으로 만들었다. 온통 나무로 내관을 장식했는데, 심지어 환경을 위해 니스칠도 하지 않았다. 화장실도 빗물을 받아두었다 사용한다. 냉방시설이 없는데도 덥지 않다.
 현관에 준비된 실내화를 신고 1층에 들어서면 강화도 지역의 갯벌 분포도를 알아 볼 수 있는 모형도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강화도 전체 갯벌 면적은 대략 353㎢. 강화도 면적이 302㎢이니, 육지에서 바다로 이어진 갯벌의 면적이 강화도 보다 넓은 셈이다. 특히 갯벌센터에서 내려다 보이는, 여차리∼동막리∼동검리로 이어지는 강화남단갯벌은 면적만 강화갯벌의 25%에 해당하는 90㎢에 달하고, 육지로부터 최대 6㎞까지 바다로 뻐어나가 있다. 모형도는 황해도 남단의 갯벌까지 보여준다.
 1층에는 그 넓은 갯벌에 어떤 생물이 어떻게 살고 있는 지 보여주는 전시실과 다양한 정보를 찾아 볼 수 있는 도서관, 그리고 실제 갯벌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는 실험실이 마련돼 있다.
 서해안 지역 갯벌에 살고 있는 생물은 어류가 230종, 게류가 193종, 새우류가 74종, 조개류가 58종이나 된다. 해양생태계의 먹이사슬이 갯벌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연안해양생물의 약 66%가 갯벌생태계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전시실에서는 강화 갯벌의 사계를 설명하고, 갯벌을 형성하는 지형도를 만들어 놓았다. 딸린 베란다에서는 넓게 펼쳐진 여차리 갯벌을 볼 수 있다. 강화도에 서식하고 있는, 전세계적으로 1천마리 밖에 없다는 저어새(천연기념물 205호)의 눈으로 갯벌을 바라볼 수 있는 망원경이 설치돼 있다.
 도서관에서는 친환경 상품을 판매한다. 천연비누와 건전지가 필요없는 손전등 등을 살 수 있다.
 지하 1층에서 지상 2층을 잇는 계단은 각종 갯벌생물모형이 전시돼 있다. ‘오감전시’로 양각기법으로 만든 모형을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질 수 있다.
 일단 발길을 2층으로 옮기면, 전망대가 나온다. 망원경을 통해 야생조류와 강화도 남단 갯벌을 시원스럽게 내려다 볼 수 있다. 이 곳에는 갯벌에 서식하는 새들의 모습과 모형을 실사그래픽 이미지로 연출한 ‘디오라마’가 전시돼 있다.
 강화갯벌에는 천연기념물 12종과 말똥가리 등 보호종을 포함해 모두 110종 6만여마리의 물새류가 살고 있다.
 지하 1층 영상실에서는 저어새를 비롯해, 멸종위기에 놓인 검은머리갈매기 그리고, 알락꼬리마도요, 큰뒷부리도요, 흰뺨검둥오리, 붉은어개도요 등 강화갯벌에 살고 있는 새들의 모습을 영상으로 볼 수 있다.
 기획전시실에서는 현재 한강하구와 DMZ의 생태계를 알리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지하 1층에서 밖으로 나가면 야외 강의실이 마련돼 있다. 이 곳에서는 갯벌센터의 운영을 맡고 있는 환경운동연합에서 갯벌과 환경에 대해 강의하는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이혜경 실장은 “갯벌은 육지의 그림자예요. 그러나 육지에서 벌어지는 각종 개발로 육지와 갯벌이 단절되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관광이란 이유로 각종 갯벌체험 프로그램이 많은데 이는 갯벌의 소중함을 알리기 보다 오히려 죽이는 결과를 불러옵니다. 갯벌 센터가 교육 중심으로 운영되는 이유입니다.”고 말했다.
 센터 앞에 넓게 펼쳐진 강화남단갯벌은 해양생물의 보고이면서, 여차리 주민들의 생계를 책임지는 곳이기도하다. 센터에서 동막해수욕장으로 200m를 내려가다보면 우측에 갯벌로 향하는 길이 나있다. 출입은 금지돼 있지만, 가까이에서 갯벌을 관찰할 수 있다.
 체험이 아쉽다면, 동막해수욕장을 이용하면 된다. 동막해수욕장은 이미 갯벌체험지로 널리 알려져 있고, 물이 들어오면 해수욕도 가능하다.
 이혜경 실장의 말처럼 갯벌은 사람들의 발길이 잦으면 잦아 질수록 그 생명력을 잃어버린다는 점을 새겨두길 바란다. /김주희기자 blog.itimes.co.kr/kimjuh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