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 비변사등록 등 조선시대 국보급도서와 고문서, 서화 등을 관리하고 있는 서울대 규장각이 자료의 과학적 보존과 연구 확대를 위해 전문인력 양성과 충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울대 도서관장을 역임한 서울대 박병호 명예교수(법학)는 22일 오전 서울대에서 열린 ‘규장각 증축개관 기념식’에서 “소중한 역사적 자료들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규장각에 교수급 연구자를 배정하고 보관기능을 넘어 연구기능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증축기념 학술대회에서 발표를 맡은 규장각 신병주 학예연구사도 “일본 도쿄대 사료편찬소는 교수만 50여명이 속해 있지만 우리는 전문인력이 부족해 표구실, 촬영실, 모사실 등 기본적 시설조차 갖추지 못한 채 보관실과 전시실만 겨우 늘렸다”고 전했다.
그는 “국립대는 교직원 T/O를 받기가 쉽지 않아 연구인력을 늘리고 싶어도 못 늘리는 실정”이라며 “규장각 사료를 전문적으로 관리, 연구하는 연구인력의 확충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규장각은 조선시대 고서적 17만5천점과 고문서 5만여점, 지도 6천여점 등 중요한 역사사료 26만점을 보관하고 있으나 현재 관리인원은 교수급 관장 1명과 학예연구사 5명 등 모두 20여명에 불과하다.
앞서 규장각은 지난 2월 한국고전적(古典籍) 보존협의회 주최 학술대회를 열고 고전적 보존을 위해 전문사서와 보존 전문인력 확충 등을 요구하는 대정부 건의안을 문화관광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서울대 규장각은 고서적 보관장소 부족에 따라 2년여의 증축공사끝에 지난해 말 준공하고 사료이전 작업을 완료한 이날 증축개관식을 열었으며 개관기념 전시회를 통해 태조실록, 화성원행반차도 등 희귀 고서화 30여 점을 일반에 공개했다.
한편 이날 오후에는 ‘조선왕조실록 보존’을 주제로 증축기념 국제학술대회를 열어 태조에서 명종까지 밀랍본으로 전해오는 조선전기 실록의 훼손 상태를 점검하고 대책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