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월산(滿月山) 정상에서 내려다보면 간석동 일대가 눈 앞에 펼쳐진다. 빌딩과 아파트단지가 빼곡히 들어서 있고 그 사이로 난 간석고가도로 위에 차량행렬이 줄을 잇는다. 경인전철 선로가 굵게 인천의 남과 북을 가르고 있는 풍경도 눈에 들어온다.
 약사사가 있어 ‘약산’이라고도 하는 ‘만월산’의 원 지명은 ‘주안산(朱雁山)’. 나무가 적고 흙이 붉으며, 마치 기러기가 날아가는 형상같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인근 ‘동암’의 지명이 구리 동(銅)에 바위 암(岩)자를 쓰고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 이 일대에서는 철과 동을 비롯해, 금, 은, 아년, 몰리브덴 등 광물을 채굴할 수 있었고, 광업이 발달했다.
 간석동이 원래 주안(朱安)에 해당하는 지역이었다. 지금의 전철이 서는 주안역이 아니라, ‘파발(擺撥)’이 머물던 곳이다. 1898년 지금의 주안에 철도역사를 들어선 뒤 주안동으로 역사(驛舍)를 이전하면서 오늘에 이른다.
 바닷물을 막아 소금을 캐던 ‘염전’을 매립해 주안공단을 조성한 때는 1960년대. 원래 공단 일대는 월미도를 지나 괭이부리(현 만석동)를 감아도는 갯골이 원통현 초입까지 깊숙이 닿은, 너른 갯벌지역이었다. 비가 많이오면 주안역사가 물에 잠기는 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