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시내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퀸 엘리자베스 공원(Queen Elizabeth Park)은 밴쿠버에서 가장 높은 해발 152m에 자리해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4계절 별로 각종 꽃, 관상목, 희귀목 등이 흐드러지게 피며, 매년 600여만 명이 발걸음을 한다. 전체적으로 경사가 완만한 잔디가 계속 이어지며 중간중간 냇물이 흐르고 꽃과 나무가 피어 산책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이 공원에선 신혼부부들이 결혼사진을 고교생들이 졸업사진을 많이 촬영한다. 주말엔 공원 곳곳에서 웨딩파티가 열리며 특히, 정상에 재밌는 동상이 있다. 신혼부부가 다른 부부에게 사진촬영을 부탁하면서 사진을 찍는 남자의 부인을 신랑이 희롱하는 모습이다. 조각가 임 레디의 1970년 작으로 이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 금실이 좋다는 얘기가 있다. 공원을 걷다보면 사람 이름이 쓰인 벤치를 만날 수 있는데 죽은 사람을 기념하기 위해 후손들이 이름을 써넣어 기증한 것이다.
 이 공원은 밴쿠버 도로공사에 필요한 채석장으로 쓰일 뻔 했으나 1930년 BC주 튤립협회가 분지공원으로 만들자고 제안, 아름다운 공원으로 피어났다. 처음 리틀마운틴파크라 했다가 1939년 엘리자베스 여왕과 조지 6세의 밴쿠버시 방문을 기념으로 퀸 엘리자베스 공원으로 개명했다.
 공원 정상의 ‘돔’은 ‘블로델 온실’이다. 500여 종의 열대식물로 정글과 사막의 모습을 재현했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은 피치&퍼트 골프장이나 테니스코트, 원반운동장을 찾아도 좋다. 이 공원은 요즘엔 밴쿠버에 사는 중국인들의 체조장소로도 애용된다. 55만 명의 중국인들이 밴쿠버에 살고 있는데 이 때문에 혹자는 밴쿠버를 ‘홍쿠버’라도 한다. /밴쿠버=김진국기자(블로그) freebi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