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총리는 30일 『현재의 톱다운(Top-down 상명하달식) 정치제도 아래서는 참된 민주주의를 엮어나갈 수 없으며 정치개혁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오후 제주도 서귀포 KAL호텔에서 「정치개혁,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최 편집-보도국장세미나에 참석, 내각제의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지적하며 이같이 밝혔다.

 김 총리는 『제도를 바꾸면 혼란과 착오가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을 자꾸 기피해서는 안된다』면서 『그 과정을 한 번 겪어야 의회민주주의가 제대로 된다』고 강조했다.

 또 김 총리는 『여야 대치정국의 책임은 여당이 더 크지만 야당에도 책임이 있다』면서 『현 제도 아래서는 여야가 대화와 토론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얻고 생산적인 정치를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총리의 이날 발언은 지난 9일 김대중 대통령과의 단독회동에서 8월말까지 내각제 논의를 유보하기로 합의한 뒤 공개석상에서 처음으로 내각제 문제를 간접적으로 거론한 것으로 해석돼 주목된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