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날아오는 황사에 함유된 플루토늄 등 다량의 방사능 물질이 우리나라의 토양을 수십년 동안 크게 오염시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해양연구소 홍기훈 박사팀은 과학기술부로부터 「해양환경 방사능 거동연구」 용역을 받아 포천군 소흘면 광릉수목원의 토양에 함유된 방사능 물질을 측정한 결과 고농도의 플루토늄이 검출됐다고 18일 밝혔다. 지난 94년 여름 광릉수목원내 소리산 중턱의 토양 지표층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 방사능 물질인 플루토늄 239 및 240이 표층토양 1㎏당 1.22Bq(배크렐ㆍ방사능의 농도를 나타내는 단위), 깊이 8~9㎝의 토양에서는 1.09Bq이 검출됐다.

 이같은 측정치는 인위적인 토양 변경이 극히 드문 광릉수목원 지역의 토양이 외부로부터 유입된 방사능 물질에 의해 크게 오염됐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한반도 대부분이 비슷한 수준으로 오염됐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또 이 지역 1㎢당 토양의 플루토늄 239 및 240 농도는 81MBq(1배크렐의 100만배)로 중국 방사능 물질의 영향권인 일본 도쿄(東京)의 관측농도 43MBq(88년 측정)에 비해 2배 가량 높은 수치이다.

 우리나라 토양이 일본 보다 방사능 물질에 더 많이 오염된 것은 방사능 물질을함유한 중국의 황사가 지리적으로 가까운 우리나라에 더 많이 침적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토양이 방사능에 오염된 것은 50년대부터 핵실험을 했던 중국의 고비사막과 타클라마칸사막의 토양에 남아있는 플루토늄이 지금까지도 황사에 섞여 편서풍과 북서풍을 타고 건너오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96년 4월16일과 17일 경기도 안산지역에 내린 빗물에서도 1㎏당 각각 131μBq(1배크렐의 1백만분의 1)의 플루토늄 239 및 240이 검출돼 연구팀은 이 또한 중국에서 황사를 타고 날아온 것으로 보고있다.

 연구팀은 이같은 농도가 러시아 체르노빌 방사능 유출사고 직후의 농도 300~600μBq 보다는 낮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