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에서 자전거에 올라 자전거도로를 따라 인천시내를 일주하는 것은 생각만 해도 즐거운 일이다. 현재의 도로 사정으로는 불가능하지만 오는 2010년까지는 가능케 하겠다는 인천시의 계획이 발표됐다. 시민들의 기대가 크지 않을 수 없다. 다만 장기 계획인 만큼 차질없이 추진될 지를 의심하는 시각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인천시가 최근 발표한 자전거도로 확충 계획은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하다. 계획의 골자는 오는 2010년까지 자전거도로의 길이를 700km로 늘려 시민들이 자전거를 타고 시내 어느 곳도 갈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450여km에 이르는 자전거도로를 새로 개설하는 한편 시내 곳곳에 4만6천여대 분의 자전거 보관대를 설치하고, 6천여개소의 횡단보도 턱도 낮추기로 했다. 앞으로 7년간 사업비만도 111억원을 투입하는 야심찬 계획임이 틀림없다.
 현재 인천시내 모든 도로의 길이는 2천118km이다. 자전거도로의 길이가 700km에 이른다면 인천시내 도로 길이의 33%에 해당된다. 자전거도로의 연결망이 잘 구축된다면 웬만한 곳은 어디든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있을 것이다. 이용자 편의시설까지 갖추어지면 자전거 이용 인구가 늘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벌써부터 가족들과 함께 자전거 하이킹을 즐기는 상상을 하는 시민들도 많을 것 같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과연 계획대로 될지를 의심하는 시각 또한 많다. 특히, 그동안 시가 자전거도로를 개설하고 관리해 온 실태로 볼 때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회의론이 만만치 않다. 현재 인천시내 자전거도로 길이가 242km에 이르지만 실제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구간은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자전거도로 곳곳이 도로변 장애물, 횡단보도 등에 의해 끊겨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이같은 현실에서 시내 전역을 연결하는 자전거도로망 구축이 가능하겠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인천시는 시민들이 왜 회의론을 제기하고 있는지를 분명히 알아야 한다. 발표를 실현할 수 있는 세부적인 계획을 세우고 강력히 추진한다는 실천의지를 가져야 한다. 계획만 있고 실천은 흐지부지한 사업은 이제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