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고(故)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는 오전에 조문객들의 발길이 뜸하다 오후 들어 다시 각계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오전 6시 50분께 정몽준 의원이 유가족 가운데 가장 먼저 나왔고 이어 8시 30분께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과 장례위원장인 김윤규 현대아산사장,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등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조문은 오전 9시 30분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는데, 오전에 이수성 전 총리, 한나라당 이성헌 의원, 민주당의 김근태·박상천·박주선 의원, 탤런트 최불암씨 등이 빈소를 찾았다.
최불암씨는 “고인은 머리가 좋고 항상 열심히 일했던 분으로 기억된다”며 “너무 겸손하고 나서는 것을 삼가해 선배들을 보고 일부러 피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과 가까웠던 것으로 알려진 방송인 이상용씨는 “(정몽헌 회장이) 항상 착하게 사셨는데 억울하게 돌아가신 것 같다”면서 “오죽하면 그랬겠느냐”며 눈시울을 붉혔다.
또 진념 전 경제부총리는 “21세기 한반도 시대를 열기 위해 남북간 화해와 경협활성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앞으로는 좀더 투명하게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대북사업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LG애드와 금강기획 등을 인수해 주목받았던 다국적 광고회사 WPP그룹의 마일스 영 아·태지역 총책임자도 빈소를 찾아 “고인과 개인적인 친분은 없었으나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오후 들어서는 재계 인사들이 잇따라 빈소를 찾아 헌화하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윤종용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장,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은 이날 오후 2시께 빈소를 찾아와 고인의 넋을 기렸다.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은 “정회장의 갑작스런 죽음은 충격적인 일”이라며 “앞으로 재계가 도울 일이 있으면 돕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현대의 대북사업을 삼성이 이어받을 수 있느는 질문에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금호그룹 박삼구 회장, 김재철 무역협회 회장, 김영수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회장 등도 오후에 빈소를 찾았다.
이밖에 에콰도르 대사, 파라과이 대사 등 주한 외교사절도 빈소에 모습을 보였고, 상주 영선군의 경복고 친구 5명 등 일반인 조문객들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레온 라포테 주한미군사령관은 이날 정몽준 의원의 국회 사무실로 조문을 보내 “정 회장은 한미관계에 큰 공헌을 했다”며 깊은 애도를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