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 복귀를 앞둔 의무경찰이 고참의 괴롭힘이 두려워 스스로 목을 매 자살했다는 충격적인 보도다. 그렇지 않아도 고참들의 구타나 가혹행위로 인해 목숨을 잃거나 탈영을 하는 사건이 좀처럼 수그러 들지 않아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또다시 이런 일이 불거졌다는 데서 걱정치 않을 수 없다. 민생치안을 확립하고 나라를 지켜야 하는 경찰이 혼란스러울수록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기강확립이 시급한 과제라 할 수 있다.
 6일 오후 수원남부경찰서 소속 최모 일경(21)이 서울 S초등학교 간이 천막에서 나이론 끈으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이 학교 교직원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그런데 최일경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현장에서 발견된 A4 용지 2장에는 선배가 ‘매일 때리고 잠을 못자게 한다.’ ‘인격을 모독해 미치겠다’ ‘반찬을 남긴다며 괴롭힌다’는 글이 적혀 있었다 한다. 경기경찰은 이 유서를 토대로 수사 끝에 김일경을 긴급 체포했다.
 의경이나 전투경찰 내무생활에서 고참이 기강을 잡는다고 구타를 하거나 인격모독을 주는 행위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래서 경찰은 생활지침 등 근절 대책을 마련, 숙지시켜 오고 있으나 아직도 비인간적인 행위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 밝혀져 충격을 던져 주고 있다. 이번 사건은 최일경을 괴롭힌 것으로 알려진 김일경이 구타 사실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어 더 조사해 봐야 진상이 밝혀지겠지만 경찰 내부의 치부가 다시 표출되었다는데서 철저히 조사할 이유가 있다고 본다. 지난 4월에도 서울서 전경이 선배로부터 구타를 당해 숨진 사건이 발생한 적이 있어 더욱 그렇다.
 병영생활을 하다 보면 잘못하는 후배들을 훈계할 수 있다. 그렇다고 기강을 잡는다고 후배들을 매로 다스리거나 인격을 모독한다면 수치심을 불러 일으켜 극단적인 행동도 서슴치 않을 수 있기에 인권유린이라 할 수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철저히 파헤쳐 괴롭힘을 준 자나 감독을 소홀히 한 자에 대한 책임을 물어 응분의 조치를 취해야 함을 강조한다. 경찰은 실추된 명예를 회복시키는 데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