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는 서점마다 눈에 잘 띄는 서가에 인천 책이 꽂혀있다.” 인천에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반길 소식이다. 물론 아직까지 현실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출판계에서 움트고 있는 ‘30㎝ 인천서가 운동’이 이같은 기대를 갖게 한다.
 출판계의 한 인사가 주창해 막 시작된 ‘30㎝ 인천서가 운동’은 인천지역 서점에 인천관련 서적만을 모아 놓는 공간을 마련하자는 캠페인이다. 즉, 서점마다 인천관련 책들을 전시하는 서가를 최소한 30㎝ 만이라도 확보하자는 것이다. 서가 30㎝라면 책 10여권을 겨우 꽂을 수 있는 공간으로 별것 아니라고 치부할 수도 있다. 그러나 대형 서점에 가도 인천관련 서적은 구하기 어려운 것이 인천의 현실이고 보면 절실하고도 신선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굳이 ‘인천의 정체성’이나 ‘인천사랑’ 등을 운운하지 않더라도 이 운동이 갖는 가치는 크다. 서점에 갔을 때 한눈에 들어오는 서가에 인천관련 책들이 가지런히 꽃혀 있다고 생각해보자. 분명 반가울 것이다. 반가울 뿐 아니라 인천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하게 돠고, 가슴 한편으로 뿌듯함이 느껴지지 않을까. 꽃혀 있는 책 중에 읽고 싶은 책이 있어 한 권을 고르게 골라 나온다면 반가움과 뿌듯함이 더할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뿐만이 아니다. 인천에서 발간된 인천관련 서적을 정작 인천에서는 구하지 못해 서울까지 가야했던 시민들이 불편을 덜 수도 있고, 인천 출판시장의 활성화에도 적지 않은 파급효과를 낳을 수 있다. 최근 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인천에서도 지역관련 서적 출간이 활기를 띄고 있다. 서점마다 인천관련 책을 모아 전시하는 공간이 확보되면 인천 출판시장이 튼튼한 뿌리를 내릴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음은 물론이다.
 ‘30㎝ 인천서가 운동’이 이제 시작된 만큼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는 더 두고 보아야 한다. 특히 서점들이 이익을 최우선시 해 베스트셀러 위주로 전시공간을 운용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얼마나 호응을 받을지 낙관할 수만은 없다. 이 운동의 성패도 결국 시민들에게 달려 있다. 시민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해할 때 성과를 얻을 수 있다. 머지 않아 인천의 모든 서점에 인천 책이 꽂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