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립 백령병원에 마취과 및 외과 전문의가 배치돼 백령도가 의료 사각지대에서 벗어났다는 보도다. 반가운 소식이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한 입맛을 지울 수가 없다. 그동안 주민들이 외과 의사가 없어 수술을 받지 못하는 열악한 의료환경에서 살았음을 말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백령도는 주민 수가 4천2백여명에 이르는 큰 섬이다. 백령도가 의료 사각지대였다니 작은 부속 도서의 의료환경이 어떠할 지는 짐작이 가고도 넘는다. 우리의 보건복지 수준이 선진국 수준에 이르려면 아직 멀었음을 다시 한번 실감한다.
 백령도 주민들은 생활하면서 늘 따라다니던 걱정거리 하나를 요즘 덜었다고 한다. 백령병원에 마취과 및 외과 전문의가 배치된 이후 밤에 두다리를 쭉 펴고 잠을 잔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그동안 혹시 맹장염이라도 걸리면 인천까지 나가야 수술을 받을 수있다는 불안을 안고 살아왔다. 백령도내의 유일한 의료기관인 백령병원에 수술을 할 수있는 의사가 없었기 때문이다. 백령병원에 지난해 수술장비가 갖춰진데 이어 최근 마취과와 외과 전문의가 배치돼 주민들은 이제 현지에서 외과 수술울 받을 수있게 됐다.
 수술 의사가 없어 그동안 주민들이 겪은 고통은 쉽게 상상할 수있다. 간단한 수술로 사흘이면 완치할 수있는 맹장염에 걸려도 제 때 수술을 받지 못해 복막염 등으로 병을 키우기 일쑤였고 목숨을 잃은 경우까지 있었다. 아이들에게 열이라도 나면 부모들은 밤잠을 설치면서도 두고 볼 수밖에 없었다. 한마디로 의료혜택의 사각지대에서 삶을 영위해 온 셈이다.
 백령도는 인천잎바다에 있는 섬중에서 가장 크다. 적접지역에 있다는 지리적 특성으로 각종 행정 지원 혜택을 가장 많이 받아 온 섬이기도 하다. 백령도의 의료환경이 그 정도였다면 다른 작은 섬들이 어떨지를 짐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삶의 질이 강조되는 21세기지만 섬 주민들은 여전히 의료혜택에서 소외돼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보건복지의 현주소라고 치부하고 넘어갈 일이 결코 아니다. 단지 섬에 살고 있다는 이유로 계속 불이익을 감수할 수는 없다. 21세기의 행정은 도서와 벽지를 우선 배려해야 한다. 섬 주민들에 대한 의료혜택사업을 서둘러 추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