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불유일 벌불환면(賞不逾日 罰不還面)-손자 무덤에서 발굴된 죽간에서 해독된 글귀이다. 군사를 부릴때 상벌을 신속히 하라는 뜻이다. 공이 있는데도 미루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상을 받으면서도 자신의 공이 여러가지로 고려한 끝에 겨우 인정된 것인가 하고 실망하기 쉽다는 것이다. 벌칙도 마찬가지이다. 상벌의 파급효과를 생각케 하는 가르침이다.

 상은 비단 군사에만 있지 않다. 사람사는 주변 어디에나 존재한다. 나어린 학생들의 집단인 학교에서부터 직장과 사회단체에 이르기까지 있어서 상을 타든 못타든 일생을 상 속에 묻혀 살게된다. 그러면서 상의 존재는 묘해서 사람을 기쁘게도 울게도 한다. 비범한 인재라도 대개 자신에게 상이 돌아가지 않으면 분노하고 실망하며 상복이 주어져야 비로소 속으로 쾌재를 부르거니와 여간해서 그 속내를 드러내지는 않는다.

 상은 당연히 칭찬을 받을만한 사람에게 주어져야 한다. 한문의 『칭찬할 상(賞)』자도 실은 『가상할 상(尙)』에 『조개패(貝)』를 받친 글자이다. 공있는 사람을 가상히 여겨 재물을 내려 칭찬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종종 그렇지 못할 때가 있어서 탈이다. 공적을 평가함에 기준이 어긋나고 시상제가 남발한다. 그래서 톨스토이는 이렇게 말한다. 『세상의 상이란 훌륭한 일을 하고 받는 상과 아무런 일도 않고 받는 상 두가지가 있다.』 또한 이어령 교수도 비슷한 말을 한 바 있다. 『세상에는 두종류의 인간이 있다. 아무것도 하지않고 상을 타는 사람과 많은 일을 하고도 상을 타지 못하는 사람이다.』 오늘날의 시상제도의 타락한 풍토를 잘 시사해 준다.

 시즌을 맞은 요즘 신선한 바람을 일으킨 졸업식장이 화제이다. 학교 밖의 인사들이 주는 상을 사양하고 대신 졸업생 전원에게 시상한 몇몇 학교의 사연이다. 예전의 졸업식에서는 으레 수석 졸업자에게 도지사상이 주어졌었다. 그러던 것을 대외의 상이 아닌 졸업생의 특장을 살려 32개상으로 세분 전원에게 상을 수여한 것이다. 상은 무슨 일이든 최선한 사람에게 조만간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