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당도 용산도 지리멸렬”, 영남권·지도부 “수습 과정” 시각차 여전
▲국민의힘 이헌승 전국위원회 의장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상무전국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준영 사무총장, 이 의장, 윤희석 대변인.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4·10 총선에서 참패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혼란스런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아직도 정신 못차렸다”며 쇄신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지만 당 지도부와 영남권 의원들은 “당이 할 일을 차분히 하고 있다”는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윤재옥 원내대표가 당대표 권한대행으로서 초선 당선인과 원로 등의 의견을 두루 들으며 수습 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여당이 내놓은 얼개는 실무형 비대위를 구성한 뒤 전당대회를 통해 새 대표를 선출하자는 일정 정도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사퇴 이후 구심점을 잃은 여당 전체가 좌표를 설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표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다 대통령실과 당, 정부를 아우르는 인적 쇄신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새 국무총리와 대통령 비서실장을 둘러싼 ‘용산발 인선 혼란’까지 더해지면서 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당 내부에선 수도권 당선인들과 ‘비주류’를 중심으로 ‘정신을 못 차렸다’, ‘한가해 보인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수도권 당선인은 “당이 한가해 보인다. 영남에서 당선된 분들은 선거가 왜 어려운지 하나도 몰라 한가한 것”이라며 “빨리빨리 반응해야 한다. 지금 나가서 국민들에게 우리가 열심히 한다는 걸 보여줘야 하는데 그런 인식이 아예 없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당정이 해병대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외압 의혹 진실 규명, 김건희 여사 논란에 대한 사과 등 후속 조치를 바로 진행하고 총선 패배 원인을 제대로 규명해야 한다는 의견도 잇따르고 있다.

반면 당 지도부와 영남권 의원들은 “당이 할 일을 차분히 하고 있다”, “수습하는 과정이기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반응이다.

당 지도부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원로들 의견도 듣고 초선 오찬도 하고 오늘 상임전국위원회를 열어 국민의미래와 합당도 한다”며 “겉보기엔 답답해 보일 수 있지만 우리가 해야 할 일들, 할 수 있는 일들은 하루도 쉬지 않고 다 해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영남권 당선인 역시 “방향은 못 잡고 있지만, 정신을 못 차린 게 아니라 광범위하게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이라며 “윤 대통령이든 한 전 비대위원장이든 자꾸 누구의 책임을 물어선 안 되고, 졌지만 지금부터 이길 방도를 연구하면 된다”고 말했다.

/남창섭 기자 csna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