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일 열전의 4·10 총선, 인천 38명 후보 최후까지 최선 다해

명룡대전, 제3지대 등장, 거물탈당 등 22대 총선 인천 선거판 요동

대한민국 국회의원 300명을 선출하는 4·10 총선에서 정치권은 인천 14개 선거구를 놓고 지난해 말부터 치열하게 대립했다.

지역 국회의원 중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 2명이었던 인천이야말로 ‘여소야대’의 축소판이라 “이번 총선에서 인천이 바로미터”라는 말이 거대 양당과 언론 쪽에서 많이 언급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지역구인 계양구 을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출사표를 던지며 생겨난 ‘명룡대전’, 공천배재에 맞서 민주당을 탈당한 새로운미래 홍영표 부평구 을 후보, 서구 병이 새롭게 생기는 선거구획정까지 지난 120여일 동안 다양한 일들이 있었던 인천 선거판이다.

▲ 지난 1월16일 국민의힘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원희룡 전 국토부장관을 직접 소개하며 “이재명 대표의 지역구에서 승리하는 것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으며 1석을 얻어내는 것 보다 더 큰 가치가 있다”고 원 전 장관 등판을 공식화했다. /이호윤 기자 256@incheonilbo.com

▲예비후보등록부터 인천을 중심에 서게 한 ‘명룡대전’까지

지난 12월12일, 총선에 출마할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되면서 ‘D-120’ 본격 선거전이 막을 올렸다. 인천에 출마하겠다고 뛰어든 후보들만 80여명으로 그야말로 혼전 분위기였다. 당 공천권을 놓고 내부 싸움이 치열하던 시기다.

예비후보자들이 수면 위로 오른 상황에서도 총선에 적용할 선거구가 확정되지 않아 혼란스러운 순간도 있었다. 계양구나 연수구 경우 인구 변화로 경계조정이 예상되고 특히 서구는 선거구가 하나 더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됐다. 하지만 선거구획정 작업은 선거를 40여일 남겨두고서야 마무리됐다. 결국 연수구는 갑과 을을 원도심과 송도신도시로 나눴고 계양구에선 작전서운동이 을로 이동하는 등 변화가 있었다. 서구에선 기존 갑과 을에 더해 병이 신설됐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계양구 을 출마설이 부상하던 지난 11월부터 생겨난 ‘명룡대전’은 4·10 총선 처음부터 끝까지 이슈 중심에 서 있었다. 지난 1월16일 국민의힘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원희룡 전 장관은 “돌덩이를 치우겠다”며 계양구 을 출마를 공식화했고 전국 시선을 인천 표심에 집중시키는 역할을 했다. 이 지역구 현역인 이재명 대표와 원희룡 전 장관은 세달 넘게 계양구 을에서 신경전을 벌여왔다.

▲ 지난 3월13일 부평구청 브리핑룸에서 새로운미래 홍영표 부평구 을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고 부평구 을 출마를 공식화했다. /사진제공=홍영표 의원실

▲제3지대 등장, 거물들의 탈당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월11일 민주당과 결별하면서 신당 창당 계획을 알리는 와중에 당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추진하는 개혁신당도 비슷한 시기 창당을 하며 인천 정치권에도 여야 양당 체제 균열의 축소판이 형성됐다.

개혁신당은 인천에서 총 3명의 후보, 새로운미래는 1명의 후보를 완주하게 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2016년 제20대 총선을 앞두고 안철수 의원과 호남의원들이 힘을 합친 국민의당이 출범하며 제3당 바람을 일으켰으나 인천에선 흥행에 실패했던 과거와 비슷한 국면이다.

2월 접어들어선 민주당이 ‘평가 하위 20%’ 명단에 포함된 현역 의원들에게 개별 통보를 시작하면서 부평구 을 홍영표 국회의원 등 현역 의원을 제외한 여론조사를 진행해 소란스러웠다. 얼마 뒤 공천에 탈락한 홍 의원은 탈당을 선언해 전국적인 관심을 받기도 했다.

▲ 지난 3월20일 인천 서구 정서진중앙시장 인근에서 계양구 을에 출마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국회의원 인천 후보들이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이재민 기자 leejm@incheonilbo.com

▲38명 후보들 완주

공천권을 획득한 39명은 지난 3월21일과 22일 총선 인천 후보자로 등록을 마쳤다. 선거 막판에 사퇴를 선언한 무소속 안정권 계양구 을 후보를 빼고 전 후보가 완주에 성공했다.

선거 막바지로 갈수록 인천지역 후보들끼리 강도 높은 비판과 고소・고발이 진행돼 유권자들 피로도를 높이기도 했다.

4·10 총선도 마찬가지로 선거구마다 지하철역을 만들겠다는 등의 총선 때만 되면 반복되는 붕어빵 같은 공약부터 허무맹랑한 공약(空約)도 적지 않았다. 당선인들은 국회의원 배지를 손에 쥐었다는 기쁨과 함께 그동안 주민들과 약속한 공약들로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는 시점이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