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윤 정권 심판 열망”…국힘 “국힘 향한 여망”

민주 일각 “높았어도 대선 패배” 경계
국힘 도당 “견제 분위기 불리” 의견도
양당 아전인수 해석 불구 속내는 복잡
4·10 총선, 선거

4·10 총선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이런 결과를 놓고 거대 양당은 공개적으로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놨지만, 실상 속내는 복잡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인천일보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5∼6일 양일간 진행한 사전투표율은 경기지역에서 29.54%로 집계됐다. 경기지역 유권자 1159만5385명 중 342만5648명이 참여했다. 사전 투표가 처음 도입된 20대 총선 이후 역대 최다다. 경기지역은 20대 11.16%, 21대 23.88%를 각각 기록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사전투표율 결과에 대해 '윤석열 정권 심판'이라는 국민 열망이 드러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은 6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어느 때보다 뜨거운 사전투표 열기는 윤석열 정권 심판이라는 국민의 열망을 보여준다”며 “윤석열 정권 2년, 국민들께서는 전례 없는 무도한 폭정과 파탄 난 민생에 이게 나라냐며 분노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외압수사 의혹, 이태원 참사 등을 언급하며 “수사외압 의혹을 막고자 주요 피의자를 해외로 빼돌리기 바빴다”며 “울부짖는 부모들의 절규에 귀를 닫고, 눈을 감았다. 윤석열 정권의 비정하고 매정한 민낯”이라고 했다.

일선 현장에서 선거를 지원하는 민주당 경기도당에서도 사전투표율이 높게 나온 것에 대해 굉장히 유리하다는 분석을 하고 있다. 정권심판론 바람이 '이종섭 호주대사', '대파 발언' 등을 거쳐 사전투표날까지 이어졌다는 평가다.

민주당은 사전투표율의 목표치를 30%로 잡았는데, 실제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최종투표율은 65%로 잡았는데, 사전 투표율은 비슷하게 나왔다. 어느 정도 분석 결과가 맞아떨어졌다”고 했다.

다만 일각에선 2022년에 치러진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에서 높은 사전투표율을 기록했는데도 패배했기에 섣불리 판단하기는 힘들다는 목소리도 있다.

국민의힘도 같은날 논평을 통해 “국민의 여망이 담긴 국민의힘을 향한 기세임을 믿는다”고 했다. 이들은 “온갖 비리와 범죄를 저지르고도 이를 방어하려는 무도한 세력과 법을 지키며 맡은 자리에서 묵묵히 열심히 살아온 선량한 국민들 간의 대결이다”며 “뜨거운 투표 열기는 우리 국민의 민주주의 수준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것과 대한민국의 향방을 결정짓는 이번 총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방증하는 것이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경기도당에서 다른 해석을 내놨다. 경기도당은 '정권심판론'으로 인해 투표율이 높아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 선거가 윤석열 정권 중간 평가 성격을 벗어나지 못한 상황인 데다가 현 정부 지지율이 30%대에 머물러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투표율이 높아졌다는 건 그만큼 국민들의 의사표현이 적극적으로 변했다는 의미다”며 “정권을 견제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많기에 투표율이 높은 것 우리에게 유리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중앙당과 해석의 차이가 있다.

하지만 어느 하나 우위를 점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천일보가 최근 한 여론조사를 분석해보면 분당을, 용인갑 등 보수 강세 지역조차 '정권 심판론'을 택한 유권자가 안정론보다 많았다. 또 투표장을 반드시 가겠다는 민주당 지지층 비율이 평균 예상 투표율보다 높았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이 민주당보다 투표장에 덜 가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평균 예상 투표율이 낮아졌다. 국민의힘 지지층이 투표장을 많이 갈수록 투표율이 높아지는 구조인 셈이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은 높은 사전 투표율은 지지층이 적극 참여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