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지역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사회적약자·소수 이슈 관련해 발언하고 있는 모습.

총선을 나흘 앞둔 6일 오후 2시쯤 수원시 팔달구 화성행궁광장. 벚꽃놀이에 나선 인파 속에 마련된 ‘와글와글 정치광장’에는 수원지역 시민단체 활동가 20여명과 시민 등이 모였다.

22대 총선 공약에서 실종된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이주노동자, 국가폭력 피해자, 기후위기 등 사회적약자·소수 이슈에 대해 경기지역 총선 후보자들도 귀를 기울여달라고 촉구하기 위해서다.

수원여성의전화, 수원여성회, 수원환경운동연합, 다산인권센터, 수원이주민센터 등 활동가들은 약자·소수 이슈 정책 법안 관련 내용을 적은 커다란 팻말을 들고 차례로 발언에 나섰다.

▲ 수원지역 시민단체 활동가들은 약자·소수 이슈 관련 법안을 촉구하는 내용을 적은 커다란 팻말을 들고 차례로 발언했다.

‘여성 폭력 조장 막는 법과 제도를 22대 국회는 제정하라’는 팻말을 든 수원여성의전화 모어 활동가는 “데이트 폭력과 스토킹 피해 등이 심각한 상황에서 여성 폭력 처벌 및 보호 관련 법안은 피해자를 보호하기에 여전히 미흡하다”며 “정치권의 관심과 노력이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애인에게 권리 중심 공공일자리를 챙겨 주세요’라고 적힌 팻말을 든 양소연씨는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공공일자리 노동자로 일하고 있지만 사업수행 기관들이 점차 사라지면서 언제 해고될지 몰라 불안하다”며 “중증장애인을 위한 안정적인 공공일자리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평화아카데미 안창현씨는 “40여년에 걸친 아동 대상 국가폭력인 선감학원 사건 관련 특별법을 제정해 피해자들의 피해회복 등과 함께 다시는 이 같은 국가폭력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산인권센터 아샤 활동가는 “다름이 차별의 이유가 되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법안이 포괄적 차별금지법”이라며 “2007년부터 제정 시도가 있었지만 16년 넘도록 국회와 정부는 핑계를 대며 차별금지법을 제정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차별금지법 제정을 비롯해 기후위기와 불평등, 지역소멸처럼 한국 사회에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를 위해 싸우는 정치를 하는 사람에게 표를 행사해야 더 나은 정치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 시민들이 총선 후보자들에게 바라는 목소리를 적고 있는 모습.

이외에도 활동가들은 ‘사회서비스 돌봄 노동자 생활임금 확보하라’, ‘기후위기 대응 빠진 국회 우리는 필요 없다!’, ‘성평등 추진체계 분리&강화’ 등을 적은 팻말을 들고 시민들과 소통했다.

와글와글 정치광장에 참여한 시민들은 ‘모든 생명이 존중받을 권리 보장해요!’, ‘평등한 세상’, ‘데이트 폭력 처벌법 제정하자’, ‘성평등한 일터, 성평등한 삶’, ‘동일범죄, 동일처벌’, ‘22대 국회 생명안전기본법 꼭 제정하자!’, ‘다양성이 있는 사회’, ‘차별금지법 왜 안 하나요. 이젠 쫌’ 등 총선 후보자들에게 바라는 목소리를 적어냈다.

시민 김초롱(38)씨는 “이번 선거에서 경제나 정치 이슈는 부각되고 소수 이슈가 사라졌는데 아무 당에서도 이를 다루고 있지 않다”며 “가령 차별금지법 제정은 당연한 건데도 후보자들은 관심이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와글와글 정치광장 기획단은 8일 오전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후보자에게 활동가와 시민 등이 제안한 정책을 정리한 내용을 전달할 예정이다.

/글·사진 김혜진 기자 tru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