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노숙·코로나 등 여파 폐쇄
주민단체, 체육시설 조성안 제안
무질서 우려·철도공단 설득 필요
남동구, 활용안 구상 단계 머물러
▲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역 교량 하부 공간 모습. /인천일보DB

인천 남동구가 소래포구역 하부 공간을 체육시설이나 복합생활 공간으로 조성해 달라는 주민들 요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당장 음주와 노숙 문제로 출입을 제한해온 하부 공간을 개방할 경우 같은 문제가 재발할 수 있는 데다 토지주인 국가철도공단을 설득해야 하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3일 구에 따르면 민선 8기 역점 사업 중 하나로 수인선 소래포구역 교량 아래 공간을 개발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소래포구역 교량 하부 공간은 길이 260m, 폭 15m 규모로 구는 2011년 12월 토지주인 철도공단과 '철도용지 사용 협약'을 맺고 위탁받아 관리하고 있다.

주민들에게 휴식 공간으로 개방됐던 소래포구역 하부 공간은 2021년 12월부터 펜스로 둘러싸여 출입이 통제된 상태다.

이곳에서 음주와 노숙, 취사 등이 무분별하게 이뤄진 데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된 탓이다.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자 논현동 주민단체인 논현동총연합회는 지난해 3월 구에 '소래포구역 하부 공간 활용 방안'을 제안했다.

주민들은 특히 하부 공간에 배드민턴장과 탁구장, 농구장 등 실내 체육시설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이 밖에도 강원 춘천시 근화동과 경기 안산시 고잔역 밑에 있는 '청년 창업 공간'과 부산 수영구 망미동 수영고가도로 하부에 있는 '컨테이너형 복합생활 문화 공간' 등 다른 지자체 활용 사례도 참고해 달라고 주문했다.

총연합회 관계자는 “소래포구역 하부 공간에 체육시설과 복합생활 공간 등 가족 단위 소비자와 젊은 층을 끌어들일 수 있는 시설이 들어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는 하부 공간을 어떻게 개발할지 등 마땅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소래포구역에서 한 정거장 떨어진 월곶역에는 실내외 체육시설이 설치돼 있어 이를 참고해 개발할 수 있는지 검토해봤다”면서도 “월곶역 하부 공간 폭은 30m지만 소래포구역 폭은 15m로 협소해 체육시설 조성은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하부 공간을 개방했을 때 음주와 노상 방뇨 등 우려되는 상황이 많다”며 “구체적 하부 공간 활용 계획을 세우자니 토지주인 철도공단과 이해관계가 있어 아직 활용안 구상 단계에 머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나라 기자 nar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