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프전 3경기서 109점 모마 MVP 수상
▲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이 두 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에서 눈물을 흘렸다. 1일 오후 7시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패배한 후 팬들에게 인사하는 흥국생명 선수들./KOVO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이 두 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에서 눈물을 흘렸다.

흥국생명은 1일 오후 7시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 현대건설과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2대 3(25-22, 17-25, 25-23, 23-25, 7-15)으로 패했다.

앞서 현대건설 안방에서 열린 1, 2차전 모두 풀세트 접전 끝에 패하고 돌아온 흥국생명은 이날 인천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 열기 속에 ‘리버스 스윕’을 노렸으나 또다시 현대건설의 뒷심에 밀리며 지난 시즌에 이어 준우승에 머물렀다.

장장 3시간에 가까운 혈투였다.

1세트 초반 기세는 현대건설이 잡았다.

모마는 지난 1·2차전에 이어 3차전에서도 '언스토퍼블(unstoppable·막을 수 없는)'이었다.

아본단자는 감독은 세트 초반 1대 5로 끌려가자 작전타임을 불렀다.

흥국생명의 초반 막힌 흐름을 뚫은 건 역시 ‘배구여제’ 김연경이었다.

김연경은 1대 6으로 뒤진 상황에서 서브 에이스에 성공하며 반격의 신호탄을 쐈다.

12대 12로 균형을 맞춘 이후에는 팽팽한 흐름이 이어졌다.

월로우의 백어택 득점으로 20점 고지를 먼저 밟은 흥국생명은 윌로우와 레이나의 공격을 앞세워 25대 22대 세트를 마무리지었다.

2세트도 초반 분위기는 현대건설이 가져갔다.

현대건설은 빠르고 간결한 공격으로 흥국생명의 빈틈을 찌르며 11대 20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이 모마의 공격을 두 차례 블로킹해내는 등 추격에 나섰으나 세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흥국생명은 현대건설에 17대 25로 2세트를 내줬다.

3세트는 양팀 모두 승부처로 여기고 나와 세트 내내 팽팽한 흐름이 이어졌다.

김연경과 레이나가 후위에서 모마의 대포알 같은 스파이크를 받아내며 반격에 나섰다.

이날 김연경은 평소보다 더 역동적으로 득점 세레모니를 하며 경기장을 가득 메운 홈팬들의 열기를 달구었다.

좀처럼 깨지지 않은 균형에 균열을 낸 것 역시 김연경이었다.

김연경은 23대 22로 한 점 앞선 상황에서 2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세트를 마무리지었다.

4세트 경기장의 열기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달아올랐다.

현대건설은 모마 바소코 레티치아(등록명 모마)의 다채로운 공격을 앞세워 흥국생명을 공략했다.

손에 땀을 쥐는 접전이 세트 막판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23대 23 상황에서 윌로우의 결정적인 서브 범실이 나오면서 현대건설에 매치포인트 기회를 내줬고 모마가 백어택 공격에 성공하며 세트를 마무리 지었다.

마지막 5세트.

흥국생명은 지난 1·2차전 패배의 기억을 떨치지 못했다.

초반 모마의 연속 득점으로 흐름을 놓친 흥국생명은 이후 현대건설의 신들린 방어에 기세가 꺾이며 결국 세트를 7대 15로 내주고 패배를 받아들였다.

흥국생명은 올 시즌 정규 리그 승점 1점 차로 현대걸설에 1위를 내주며 정관장과 플레이오프를 거쳐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지난 시즌 한국도로공사와의 챔피언결정전에서 먼저 2승을 하고도 내리 3연패 하며 아쉽게 준우승에 그친 흥국생명은 올 시즌 다시 우승에 도전했으나 현대건설을 넘지 못하고 또다시 준우승에 머물렀다.

한편 현대건설은 챔피언결정전 1, 2, 3차전을 모두 역전승으로 잡아내며 2015~2016시즌 이후 8시즌 만에 통산 세 번째 왕좌에 올랐다.

현대건설은 지난 2019~2020시즌, 2021~2022시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으나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챔피언결정전이 열리지 못했다.

현대건설의 통합우승은 2010∼2011시즌 이후 13년 만이다.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는 3경기에서 109점을 올리는 괴력을 선보인 현대건설 주포 모마에게 돌아갔다.

▲ 1일 오후 7시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승리 후 우승 세레모니를 하는 현대건설 선수들./KOVO

/유희근 기자 allway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