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수 스마트미래기술연구원장·중부대학교 교수
▲ 김태수 스마트미래기술연구원장·중부대학교 교수

가상화폐 비트코인(BTC)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2024년 3월 1억 원대를 훌쩍 넘어섰다. 지난해 1월 2000만원 대를 오르내리다 1년여 만에 약 5배가 오른 것이다. 2010년 비트코인의 첫거래 당시 추정가 1BTC당 2~3원 정도였는데, 15년여 만에 약 3000만배 상승했다. 2024년 3월 현재 비트코인의 시총은 약 2000조원(총유통량 약 1900만BTC)에 육박한다. 이는 세계 은시총을 넘어섰고 우리나라 현 주식시총 전체(약 2300조원)와 맞먹는 수치다.

최근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의 급등에는 4월로 예정된 비트코인 반감기(비트코인 채굴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기)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비트코인 반감기로 전 세계 채굴량(신규공급량)이 현재 10분당 6.25개에서 3.125개인 절반으로 줄어든다. 게다가 2024년 1월 미국 정부가 현물 비트코인의 지수화펀드 ETF를 승인하면서 금융펀드투자기관들을 중심으로 수요량이 폭발하고 있다.

미국의 한 자산운용사는 비트코인의 ETF 펀드상품운용을 위해 한 달 동안 4조6000원어치 비트코인을 사들였다. 한 투자자는 하루 2000억원의 비트코인을 사들이기도 했다. 비트코인이 금융투자사중심 큰손들의 먹잇감이 되면서 거래량이 폭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더리움은 2024년 3월 현재 580만 원대를 웃돌아 시총도 680조원을 상회하고 있다. 세계 가상화폐 거래액도 2023년 1월 하루 10조 원대에서 2024년 3월 현재 약 18조 원대로 껑충 뛰었다.

이제 주요 가상화폐는 투자기관이나 개인의 중요 투자수단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만도 가상화폐 개인투자자만 최소 700만명을 넘어서고 일 가상화폐 거래액 17조원을 넘어서 코스피의 일 주식거래액 9조원에 2배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일본 등 다수의 국가도 ETF 승인검토에 들어갔다. 이더리움, 리플 등 다수 유력코인의 ETF 승인요청도 쇄도하고 있다. 때문에 머지않은 미래에 많은 국가의 증권거래소에서 다양한 우량코인의 거래가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가상화폐의 증권거래소 거래는 가상화폐가 앞으로는 국가의 중요자산으로 인정받게 될 것이라는 의미다.

그렇다면 가상화폐시장의 급팽창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비트코인이 2008년 9월 사토시 나카모토에 의해 '개인 대 개인의 전자화폐 시스템'이라는 제목의 논문이 인터넷에 게재되면서 모습을 드러낸 지 15년여가 지났다. 지난 15년여동안 십수만 가지의 가상화폐가 발행유통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피해자를 만들었는가 하면 수많은 졸부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가상화폐발행의 기반기술인 블록체인 기술은 단순한 암호화폐 거래기술에서 최고의 사이버보안기술인 스마트컨트렉트, 온체인기술 등에까지 발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앞으로 블록체인기술은 전자화폐발행을 넘어 국가전자화폐(CBDC) 발행이나 국가문서 보관, 기업기밀정보, 전자신분증 발행 등으로 개인이나 기업, 국가 차원의 핵심디지털자산 관리기술로 활용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정부도 특금법,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제정, 가상화폐 거래 실명화 등 법적 제도정비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법적 제도들은 대부분 가상화폐거래를 부정적 측면에서 보고 이를 규제하기위한 법률들이다. 그래서 아직도 우리 정부는 우리 젊은이들이 개발한 우량 가상화폐조차 국내 발행 허가를 거의 내주지 않고 있다.

다소 뒤늦은 감이 있기는 하지만 정부나 정치권의 가상화폐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고는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위원장의 ETF 절차 협의를 위한 미국 SEC방문 관련 보도가 있었다. 4월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은 가상화폐 IEO허용 및 디지털자산진흥위원회 설치를, 더불어민주당은 가상자산의 상장허용 및 ETF 승인절차 마련을 공약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이제 가상화폐를 국가전략산업 측면에서 바라보는 인식제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태수 스마트미래기술연구원장·중부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