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GTX-A, 30일 첫 운행
승객들 빠른 속도, 쾌적한 실내, 안정감 등 감탄
인천 GTX-B, 5년 후 개통, 기대와 아쉬움 교차

“열차 곧 출발하겠습니다”라는 안내 방송과 함께 한 소년이 허겁지겁 기차에 올랐다. 그리고 터뜨린 감탄사, “와∼ 지티엑스다.”

그렇게 국내 최초 수도권광역철도(GTX)-A가 매끄럽게 플랫폼을 빠져나갔다.

GTX 개통 첫날인 30일 오전 10시35분, GTX-A에 올랐다.

이날 오전 5시30분 첫 기차 운행에 앞서 간단한 기념행사가 열렸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GTX로 출·퇴근 30분 시대가 열렸다”며 “GTX 개통으로 그간 70분 이상 걸리던 수서~동탄 34.9㎞ 구간을 단 20분이면 도착하는 교통 혁명이 이제 시작되었고, 앞으로 우리 삶도 크게 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GTX-A가 내놓은 슬러건 ‘여유로운 아침, 함께하는 저녁’은 진짜였다. 수서를 빠져나간 GTX-A는 단 13분 만에 성남에 닿았고, 20분이 안 돼 열차의 종착역인 동탄에 닿았다.

▲ GTX-A는 서울 수서에서 경기 화성시 동탄까지 34.9㎞를 단 20분 만에 주파한다. 그만큼 GTX-A가 내놓은 '여유로운 아침, 함께하는 저녁'이 실현됨을 증명했다.
▲ GTX-A가 운행하는 노선은 SRT와 중복된다. 수서역과 동탄역에서 GTX-A를 이용할 때는 노선 안내 방향에 맞춰 플랫폼을 착각하지 않도록 조심 해야 한다.
▲ 30일 개통한 GTX-A 실내에는 손잡이 높이를 다르게 해 승객들의 편의를 극대화했다.
▲ 30일 국내 최초로 개통된 GTX-A는 수서~동탄 34.9㎞ 구간을 단 20분 만에 주파한다. 시속 170㎞ 이상까지 속도를 내는 GTX-A 실내 안내판에는 이와 같은 안내글이 수시로 전달된다.
▲ GTX는 지하 40m 이상인 곳에 건설되는 대심도 광역철도이다. GTX-A 수서역 승강장은 지하 4층에 조성됐다.

기념비적 GTX-A 개통 첫날을 함께 하고자 부부가 함께 동탄행에 오른 최모(55)씨는 “좋은 봄날 수서 근처인 집에서 GTX-A를 타고 동탄까지 나들이 갈 수 있어 와이프와 함께 기차를 탔다”며 “널찍한 좌석과 쾌적한 실내, 빠른 속도에도 안정감 있는 승차감이 인상적”이라고 했다.

GTX-A는 지하 4층 이상에 매설된 대심도(大深度)에서 달린다. 지하 깊숙한 곳에서 시속 170㎞이상의 속력으로 달리다보니 민감한 승객들에게는 다소 귀가 먹먹한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정말 눈 깜짝할 새 수서와 성남, 구상(6월 개통), 동탄을 오간다.

인천에서 온 이모(29)씨는 “GTX-A가 개통된 만큼 평소 타보고 싶다는 의욕에 첫날 수서∼동탄행 기차에 올랐다”며 “인천에도 GTX 기차가 빨리 도입돼 서울, 경기와의 접근성이 좋아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 GTX-A 실내는 쾌적하다. 좌석 간격은 일반 지하철보다 넓고, 각종 안전시설이 객차 내부에 설치돼 있다.

동탄행 GTX-A가 종점에 도착했다. 오전 10시55분을 막 넘긴 시간으로, 바로 옆 SRT 플랫폼과 이어졌다. 최초의 GTX에 올라탄 승객들 표정에는 감탄과 놀라움이 가득했다. 기차 안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안내 방송을 녹화하는 유튜버가 눈에 띈다. 개인방송을 하는 크리에이터 몇몇은 GTX-A가 운행하는 20분 내내 실시간 영상을 내보냈다.

GTX 개통은 인천에 시사하는 바가 남다르다. 1899년 대한민국 최초 철길이 놓인 ‘인천’을 통해 경인선이 오갔다. 125년 만에 새로운 철도 시대가 개막했지만, 인천의 GTX-B는 빨라야 2030년 개통된다. 하지만 GTX-A를 통해 GTX-B 앞날을 점칠 수 있고, 개선된 시설과 기차로 더 안전한 출퇴근길을 보장해줄 수 있다.

▲ 수서역에 설치된 GTX-A 탑승 안내도. 인천에서 건설될 GTX-B의 앞날을 GTX-A에서 찾는다.

인천서 GTX-A를 탑승하려면 한번 환승으로 수인-분당선을 이용해 서울 수색역에 갈 수 있지만, 최소 1시간30분 이상 소요된다.

GTX-A 기본요금은 3200원, 이동 구간을 10㎞ 초과하면 5㎞마다 거리 요금 250원이 추가된다. 이에 수서∼동탄 요금은 4450원, 수서∼성남(10.6㎞) 3450원, 성남∼동탄(22.1㎞) 3950원이 된다.

/글·사진-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