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가 연착하거나 회항, 지연 출발할 경우 우리나라 사람들과 외국인들은 서로 상반된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악화 등 천재지변이나 정비불량 등으로 항공기 출발과 도착이 지연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단 농성을 벌이는 반면 외국인들은 항공사에 불만을 표시하기보다는 참고 견디는 등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일 오후 11시쯤 일본 도쿄발 베이징행 노스웨스트 NW085편은 중국 베이징 공항에 안개가 많이 끼여 인천공항으로 급히 회항했다.
 승객 240여명은 여객기가 일본으로 회항하지 못하고 인천공항에 착륙하자 항공사측의 안내에 따라 3일 오전 10시 출발 때까지 무려 12시간 가까이 대기하다 출발했다.
 노스웨스트 항공사는 중국인, 미국인, 일본인 등 승객들을 시내 호텔에서 묵게하려 했으나 출입국관리소가 중국인들의 입국을 거부함에 따라 출국장의 딱딱한 의자에서 모두 잠을 자게 했으며 이들에게 아침식사와 국제전화카드, 비행기 할인권 등도 제공했다.
 노스웨스트 항공 관계자는 “승객들이 불만도 많았겠지만 내색하지 않고 항공사의 안내에 잘 따라줬다”고 설명했다.
 반면 지난달 23일 오후 10시10분에 인천공항에 도착한 필리핀 항공기에 타고 있던 우리나라 승객 110명은 항공기 지연 출발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며 1시간45분이나 기내에서 농성을 벌였다. 승객 302명을 태우고 마닐라 공항을 출발하려던 필리핀 항공 PAL468편이 출발 직전 비상출입문 고장으로 출발이 3시간10분이나 지연됐기 때문이다.
 이들은 마닐라 공항에서 항의하지 않고 인천공항에 항공기가 도착하자 302명 중 110명은 항공기에서 내리지 않고 보상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인 것이다. 결국 필리핀 항공사는 이들에게 교통비 5만원씩을 지급했다.
 외국 항공사 관계자는 “항공사들이 고의적으로 항공기를 지연 출발하거나 결항시키는 경우는 없다”며 “외국인들은 항공기 보호와 자신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항공사의 안내에 잘 따르며 기내를 점거하거나 농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준철기자> terryus@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