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에 번개탄 피우고 빈 소주병 든 채 의식 잃어

경찰, 신속한 대처로 출동 20분 만에 생명 구해
▲ 포천경찰서 전경. /인천일보 DB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에 부닥친 30대 남성이 차량에 번개탄을 피우고 극단적 선택을 하던 중 경찰이 발견해 목숨을 구했다.

27일 포천경찰서에 따르면 A(35)씨는 지난 25일 오후 9시30분쯤 중학생인 아들에게 “살기 너무 힘들다”고 말한 뒤 차를 타고 집을 나갔다.

아들은 곧바로 어머니한테 알렸다. 가족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A씨에게 연락을 했지만 닿지 않았다. 그러자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A씨는 10년 전부터 지병을 앓고 있는 데다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에 부닥치자 괴로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의 휴대폰 위치를 추적해 주변을 수색하면서 전화를 걸었다. 다행히 연락은 닿았지만 A씨는 숨을 헐떡인 뒤 휴대폰을 끊었다.

이러면서 휴대폰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없었다. 이때 경찰은 통화 당시 주변 소음이 들리지 않았던 점에 착안해 A씨가 평소 주차한 곳을 집중 수색했다.

경찰은 출동한 지 20분 만에 A씨의 택배 차량을 발견했다. 당시 A씨는 차량에 번개탄을 피우고 빈 소주병을 든 채 의식을 잃어가고 있었다.

경찰은 차에서 A씨를 밖으로 꺼낸 뒤 구토를 유도해 입속의 이물질을 배출시켰다. 의식을 되찾은 A씨는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고 회복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출동한 경찰의 신속하고 정확한 대처로 A씨가 목숨을 구했다. 현재 일상생활하는 데 지장이 없는 상태다. 다만 가족이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인 것 같아서 선단동 행정복지센터와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포천=이광덕 기자 kdlee@incheonilbo.com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 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