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윌로우에게 작전 지시하는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

▲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

인천의 배구 남매가 동시에 V-리그 챔피언에 도전한다.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은 다섯 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남자부 대한항공은 V리그 첫 통합우승 4연패를 향해 나선다.

흥국생명은 26일 오후 7시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펼쳐진 정관장과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PO)’ 3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대0(25-18, 25-19, 25-19)으로 승리하고(PO 전적 2승 1패)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다.

이로써 흥국생명은 100%의 확률을 이어갔고, 0% 확률을 뚫고 기적을 바랐던 정관장의 도전은 실패로 돌아갔다.

앞서 역대 17차례 여자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승리한 팀이 100% 챔피언결정전에 올랐고, 흥국생명은 이날 3차전에서 승리하며 이 패턴을 그대로 따랐다.

앞서 흥국생명은 창단 이래 4번의 챔피언결정전에서 정상에 올랐다.

역대 2위인 정관장, GS칼텍스, IBK기업은행(이상 3회 우승)을 제치고 V-리그 여자부 팀 중 가장 여러번 왕관을 썼던 팀이다.

지난 시즌에도 정규리그 1위에 오르며 통합우승을 노렸다.

하지만 ‘0%의 기적’을 만들어낸 한국도로공사에 리버스스윕패를 당하며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내준 아픈 기억이 있다.

눈물을 삼킨 흥국생명은 이번 시즌 다시 통합 우승에 도전하고자 정규리그에서 막바지까지 치열하게 싸웠지만 결국 2위로 마무리한 뒤 플레이오프를 통해 결국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흥국생명의 강점은 누가뭐래도 ‘경험’과 배구 그 자체인 ‘김연경’이다.

흥국생명은 V-리그 여자부 구단 중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많은 경기(51경기, 205세트)를 한 팀이다.

지난 시즌 아쉬움을 뒤로하고 올 시즌 챔프전 우승에 다시 한 번 도전하는 김연경의 두 말할 필요도 없다.

▲ 팀의 5번째 챔프전 우승을 견인할 김연경.

명실상부 V-리그 여자부 최강자인 김연경은 26일 경기 포함, 여자부 포스트시즌에서 33번의 경기를 치르는 동안 누적 득점 838점으로 득점 1위를 기록할 만큼 확실한 공격력을 갖춘 선수다.

또 2008-2009 포스트시즌에는 한경기 40득점으로 여자부 국내선수 중 포스트시즌 한경기 최다 득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김연경은 이번 정관장과의 플레이오프 3경기에 모두 나와 팀 내에서 가장 많은 66득점(1차전 21점, 2차전 22점, 3차전 23점)을 올리는 등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외국인 선수 윌로우도 1차전과 2차전에서는 다소 기대에 못미쳤지만 3차전에서 팀내 최고인 25득점을 올리며 챔프전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흥국생명은 28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정규리그 1위 현대건설과 5전3승제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치른다.

정규리그 1위로 챔프전에 직행한 남자부 대한항공도 상대적으로 유리한 상대를 만났다.

지난 25일 플레이오프에서 2위 우리카드가 탈락하면서 29일 오후 7시 1차전을 시작으로 OK금융그룹과 챔프전을 치른다.

이번 시즌 대한항공은 우리카드에 상대전적에서 2승 4패로 밀렸다.

그런데 플레이오프에서 OK금융그룹이 우리카드를 잡으면서 대한항공에게는 다소 유리한 조건이 만들어졌다.

챔프전 상대로 확정된 OK금융그룹에 상대 전적에서 4승 2패로 앞설 뿐 아니라 현대캐피탈과 준플레이오프 1경기, 플레이오프 2경기까지 격일로 치르면서 상대가 체력적인 부담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단기전에서는 변수가 많지만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한 정규리그 1위팀이 여러모로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한편, 남자배구에서 준플레이오프부터 치른 팀이 챔피언결정전까지 오른 적은 네 번이다.

이 중 2010~2011시즌 삼성화재, 2017-2018시즌 대한항공은 우승까지 차지했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 사진제공=KOV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