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종섭'이 정권 심판론 화근
尹 중간평가 성격 못벗어나

韓·중앙당 인사 계속 찾지만
여론조사 반전 효과는 '글쎄'

용인 등 주요 가늠자 열세땐
'승리는 물 건너갔다' 시각도
4·10 총선, 선거

선거구도가 '윤석열 대통령'의 중간평가 성격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국민의힘의 수도권 위기론이 현실화되고 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중앙당 인사가 계속해서 경기지역을 찾아 반전을 노리고 있지만,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분석된다.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의 피의자 신분인 이종섭 주 호주대사의 출국을 놓고 대통령실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9일 인천일보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국민의힘 내부에선 이번 총선이 대통령 중간평가로 비춰지면 안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간 수직적 당정관계라는 비판을 받아온 데다가,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30% 박스권에 갇혀 있었다.

한 전 법무부장관이 비대위원장으로 임명된 이후 대통령실과 갈등을 겪는 모습도 연출되기도 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 영입한 인사들을 경기도에 출전시켰다. 분위기 쇄신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지역 선거구 60곳은 이번 국민의힘 공천 기준상 대부분이 우선추전 (전략공천) 지역이었다. 국민의힘 공천 결과 43곳을 전략·단수공천했다. 특히 선거구 4곳 중 1곳을 중앙관료와 영입 인사 등으로 전략공천했다.

국민의힘 소속 한 현역 국회의원은 “21대 당시에는 공천 불만이 장난 아니었고 중앙당에서도 경기도에 큰 관심이 없었다”고 했다.

이들은 집권여당의 힘을 강조하면서 표심 몰이를 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종섭 주 호주대사 출국 문제 등 대통령실에 대한 비판이 여·야에서 터져 나오면서 판세가 요동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종섭 주 호주대사는 피의자 신분으로 출국금지 상태였다. 하지만 호주 출국을 위해 출국금지해제를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반발을 샀다. 같은 당 수도권 출마 의원들 사이에서도 정부가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 주 호주대사 출국이 윤석열 대통령 정부 심판론을 확산시키는 시발점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갤럽이 12∼14일 전국 18세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종섭 주 호주대사가 출국한 직후 국정 운영 부정 평가가 3%p나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용인 선거구를 선거 판세를 가늠할 주요 지역으로 꼽는 분위기다. 이 지역에서마저 '열세'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다면 사실상 총선 승리는 물 건너갔다는 시각도 있다.

현재 용인갑은 윤석열의 사람 중 사람으로 알려진 이원모 전 인사비서관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용인갑은 19∼21대까지 모두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된 곳이다. 여론조사 등에서 이원모 인사비서관과 상대 후보 간 '차이'가 얼마큼 날 지가 관건이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민심을 판단할 '바로미터' 지역인 셈이다.

현재 인천일보 여론조사 결과 집권여당의 힘을 강조하면서 표심 몰이에 나섰던 윤석열 대통령실 출신 인사나 중앙 인물도 민주당에 오차범위 내에서 열세로 나타나고 있다. 정권안정론보다 '정권심판론'을 택한 유권자들이 많았다.

실제 민주당 소속 한 현역 국회의원이 "현재 수원 5개 지역구 중 민주당에 가장 어려운 지역이 수원병이다. 굉장히 어려운 시기, 가장 어려운 지역에서 한 여론조사가 민주당이 이기는 것으로 나왔다. 수원 5대0도 가능하다"고 말할 정도다.

이처럼 4·10 총선이 대통령 국정운영을 판단하는 선거가 되는 분위기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자당 의원의 대통령 공격'을 멈춰야 한다는 불만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