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공방, 지지자 간 다툼 비화
이재명 사무실 앞 尹 조롱 천막 등장
노종면 얼굴 담긴 현수막 훼손 사례
부평에선 후보자 비난 괴문서 돌아
계속된 갈등에 유권자 피로감 우려
▲ 19일 인천 계양구 작전서운동 까치공원 앞에 설치된 한 천막 모습. 걸린 현수막엔 연지곤지와 한자 '왕'(王)자로 낙서된 윤석열 대통령 모습이 담겨 있다.

4·10 총선 본게임 신호탄이 될 후보자 등록(21일~22일)을 며칠 앞두고 정치권 공방이 지지자들 간 갈등과 분노로 확산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공천 명단을 추리는 과정에서 발생한 당내 잡음부터 소모적인 상대 진영 혐오 분위기까지 고착하면 자칫 총선이 유권자 공감과 거리가 먼 선거로 흘러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인천 계양구 작전서운동 까치공원 사거리엔 연지곤지를 찍고 이마에 한자 '왕'(王)자로 낙서 된 윤석열 대통령 모습을 담은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계양구 을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맞은 편에 세워진 파란 천막에는 윤 대통령 낙서 현수막과 함께 '양평고속도로 특혜 진상조사 촉구!!! 범국민 서명운동'이라고 적은 플래카드도 걸려 있었다.

해당 천막은 이재명 예비후보를 지지하는 지역 한 단체가 세운 것으로 이재명 예비후보 측은 “캠프와 직접적인 소통을 하는 조직은 아니고 자발적으로 집회신고를 하며 지지 운동을 벌이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지난 17일에는 부평구 갑에 출마한 민주당 노종면 예비후보의 얼굴과 선거 슬로건이 담긴 현수막이 훼손돼 경찰이 수사에 나선 일도 있다.

누군가 현수막 속 노 후보 얼굴을 칼 등으로 찢은 것으로 확인됐는데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는 등 현수막 훼손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

이와 관련 노종면 예비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후 수사보다 예방이 더 중요하다”며 “정치테러를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 참담하다”고 적기도 했다.

또 요즘 부평지역에선 해당 선거구 민주당 후보들의 과거 천안함 사건 발언이라고 주장하며 문제 삼는 유포물도 '찌라시' 형태로 돌고 있다.

유포물 내용을 보면, 노종면 예비후보 경우 “'천안함 폭침' 용어를 사용하는 언론은 가짜”, 박선원 부평구 을 예비후보에 대해선 “우리 측이 깔아 놓은 기뢰를 격발시킨 게 아닌가”라고 한 전력이 있다며 “응징”해야 한다고 부채질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5일 국민의힘 윤희석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천안함 막말' 당사자라며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 장경태 최고위원과 함께 노종면 부평구 갑 예비후보까지 3명을 지목하기도 했다.

김송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조직위원장은 “중앙 정치권에서 활동하던 인사 등이 지역에 오며 정책을 뚜렷하게 밝히지 못한 와중에 소위 일부 지지자들 '팬덤'이 앞서며 중요한 정책 부분은 뒷전에 밀려난 선거전이 벌어지고 있다”며 “정작 총선 주인공인 유권자들은 동네 정치권 갈등에 관심보다는 피로부터 쌓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글·사진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