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소규모 상가 공실률
2022~23년 신포동 최고

로데오거리 곳곳 '임대 문의'
2층 이상부터는 80% 공실

인근 사동도 마찬가지 상황
▲ 19일 인천 중구 신포동 일대. 다소 한산한 이곳엔 '임대 문의'가 붙은 빈 가게가 눈에 띄었다.

“옆 가게가 빈 지 3년은 된 것 같아요. 예전에는 인천 버스 아무거나 잡아타도 대부분 동인천을 거칠 만큼 중심지였지만, 요즘 아니죠.”

19일 오전 11시쯤 방문한 인천 중구 신포동 일대. 다소 한산한 이곳엔 군데군데 이 빠지듯 '임대 문의'가 붙은 빈 가게가 눈에 띄었다.

이미 공실이 된 지 시간이 꽤 된 듯, 임대 문의 안내가 빛바랜 곳도 있었다.

신포동 일대에서 가장 임대료가 비싸다는 로데오거리에는 가게 3곳이 연이어 비어 있기도 했다.

과거 평일, 주말할 것 없이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던 동인천, 인천역 일대는 이제 상상하기 어렵다.

신포동에서 40년가량 장사를 했다는 김모(69)씨는 “평일에 사람들이 몰리는 건 점심시간 1~2시간 '반짝'”이라며 “주말에는 그나마 상황이 낫지만, 평일 매출이 안 나오니 임대료와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가게가 많다. 지금 영업 중인 곳 중에서도 가게를 내놓은 곳이 많다”고 말했다.

과거 인천 중심지였던 신포동 일대 공실이 상당한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젊은층이 모이는 중심지가 원도심에서 신도심으로 넘어간 것도 한 원인으로 보고 있다.

▲ 19일 인천 중구 신포동 일대. 다소 한산한 이곳엔 '임대 문의'가 붙은 빈 가게가 눈에 띄었다.

로데오 거리를 지나 안쪽 골목을 살펴보니 100m가 채 되지 않는 한 블록에 1층 공실이 4곳에 달했다.

그나마도 1층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2층 이상부터는 80% 이상이 비어 있다는 게 이곳 상인들의 설명이다.

상인 박모(66)씨는 “그나마 1층은 간판 갈이가 되는 수준으로 세입자들이 있다. 2층은 한 번 빠지면 새로운 세입자 찾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인근에 있는 중구 사동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과거 소규모 무역상들이 즐비했던 이곳은 인천여상 주변구역 재개발사업으로 대부분 다른 곳으로 이주했다.

현재 가게 곳곳이 공실로 남아 있으며, 올 상반기 시작될 철거공사를 위해 통행까지 제한된 상태다.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에서 분기마다 인천 7개 상권의 소규모 상가 공실률을 조사한 결과 2022년부터 2년간 모든 분기마다 신포동 공실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4분기 신포동 공실률은 12%로, 인천 평균(6.5%)을 크게 웃돌았다.

같은 기간 상권별 공실률을 살펴보면 ▲석남·가정중앙시장 10.2% ▲주안 6.5% ▲간석오거리 4.9% ▲부평 3.1% ▲계양계산 0.7% ▲구월 0% 등으로 집계됐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신촌, 이대, 종로 등 서울 주요 상권도 모두 공실률이 치솟고 있다. 코로나19를 겪으며 소규모 상가들의 사정이 힘들어진 것은 어디나 마찬가지”라며 “도시개발에 따라 젊은이들이 몰리는 구역도 계속해서 바뀌고 있다. 이런 유행이 반영된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글·사진 전민영 기자 jmy@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