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진 광명시 공립 사성작은도서관장]

2014년 개관…동네 사랑방 역할
“30여명 자원봉사자, 가장 큰 동력”
“자녀 셋 키우며 활동하는 것 행운”
“문화 프로그램 운영 지원 필요해”
▲ 광명시 철산1동 사성 작은도서관 김영진 관장.

“작은도서관은 마을을 살리는 공간입니다. 관장은 명예나 보수와 전혀 무관한 무보수 봉사직입니다. 책이 좋아서, 책을 많이 읽고 싶어서 10여년을 봉사하고 있습니다.”

광명시가 지원하는 공립 사성작은도서관 김영진(60) 관장은 첫 마디에서 책에 대한 애정과 봉사에 대한 열정을 느끼게 했다.

철산1동에 있는 사성 작은도서관은 2014년 3월 개관해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광명시에는 2024년 현재 45개의 작은도서관이 운영되고 있다.

사성 작은도서관에는 김영진 관장과 사서 1명, 자원봉사자 30여명이 8263권 책을 관리하고 있다.

“작은도서관을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동력은 30여명의 자원봉사자입니다. 자원봉사자들은 책이 좋아서, 마을이 좋아서 아무 대가 없이 작은도서관을 지키는 천사 같은 분들입니다.” 철산1동 주민자치위원으로 활동하다가 사성 작은도서관장이 필요하다는 소식에 주저하지 않고 시작한 것이 10여년이 됐다.

김 관장은 “통장에 돈이 들어오는 것보다 책을 읽을수록 마음이 든든해지는 것을 느꼈다”면서 “자녀 셋을 키우면서 관장으로 활동하는 것은 봉사가 아니라 오히려 행운이었다”고 말했다.

사성 작은도서관은 동네 사랑방과 같은 따뜻한 곳이다. 아침에 학교에 아이들을 등교시킨 엄마들은 도서관에 모여 자연스럽게 대화도 나누고 아이들이 읽을 도서도 빌려 간다. 철산동 주민들은 시즌별로 단기 문화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주민들은 여가와 취미 활동을 작은도서관에서 할 수 있다.

청소년을 위해서 특별한 자원봉사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그동안 김 관장이 사성 작은도서관에서 만난 특별한 인연이 있었는지 물었다. 그는 주저하지 않고 에코백 만들기 프로그램에 참여를 신청한 딸과 엄마 이야기를 꺼냈다. “말기 암 선고를 받은 엄마와 함께 추억을 만들고 싶어서 작은도서관을 방문한 것입니다. 엄마와 딸이 에코백을 함께 만들면서 행복해하던 표정은 아직도 눈에 생생합니다.”

그는 “주민들의 따뜻한 사연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면서 “앞으로도 작은도서관에서는 문화 프로그램을 꾸준히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최근 전국적으로 작은도서관을 폐쇄하려는 추세에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한 김영진 관장은 “책 읽는 시민은 깨어있는 시민”이라고 강조하고 “마을 공동체 중심으로서 작은도서관이 계속 존립하고, 작은도서관에서 주민들이 스스로 책을 읽고 지역 문제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도록 사성도서관을 지키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광명=글·사진 장선 기자 now48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