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 연구팀

만성질환 관리 위한 부부 단위 진료 필요
▲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 /사진제공=분당서울병원

만성질환을 가진 노인의 배우자가 만성질환을 함께 앓을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 연구팀(제1저자 계요병원 안호영 전문의)이 발표한 노인의 만성질환이 배우자의 만성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 논문에서 이같이 밝혀졌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BMC Medicine(IF: 10.4)’에 게재됐다.

그간 연구에 따르면 부부는 생활습관을 공유하면서 식습관, 신체 활동, 치료 준수도 등에 영향을 주고받는다.

이러한 요인을 개선하는 부부 단위의 만성질환 관리가 예방과 치료에 모두 효과적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만성질환에 해당하는지, 장기간 지속해서 영향을 미치는지 밝혀낸 연구는 없었다.

이에 김기웅 교수 연구팀은 ‘한국인의 인지노화와 치매에 대한 전향적 연구(Korean Longitudinal Study on Cognitive Aging and Dementia: KLOSCAD)’에 참여한 60세 이상 부부 814쌍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부부 각각의 만성질환으로 인한 질병 부담을 누적질환평가척도(Cumulative Illness Rating Scale: CIRS)로 평가했다. 위험인자를 포괄적으로 평가해 8년간 추적 조사했다.

연구 결과, 부부 중 한 사람의 CIRS 점수가 1점 높을수록 배우자의 8년 후 CIRS 점수는 0.154점이 상승했다.

8년의 추적 기간 중 CIRS 점수가 1점 상승할 때마다 배우자의 점수 또한 0.126점 함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부 중 한 사람의 현재 질병 수준뿐만 아니라 향후 그 변화 정도 또한 배우자에게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현재 질병 부담 정도가 클 경우 이러한 현상이 더욱 뚜렷했다.

이번 연구는 현재 여러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의 배우자는 향후 많은 만성질환을 앓게 될 가능성이 높다.

배우자의 만성질환 위험 역시 증가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최초의 연구다.

김기웅 교수는 “부부가 상호 팀이 되어 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면 기존 치료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남=김규식 기자 kg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