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녹색정의당, 인천에 부평구 을 김응호 단 1명 후보자 배출 못 해

- 당 간판 배진교 국회의원 불출마, 인천 선거구에 당 바람 일으킬까 염려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에 이어 세 번째 정당으로 ‘인천’에서 인식된 녹색정의당(옛 정의당)이 4·10 총선에서 14개 선거구 중 단 1명밖에 후보를 배출하지 못했다. 2년 후 지방선거에까지 영향이 미칠 이번 총선으로 녹색정의당의 향후 정치 행보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녹색정의당은 인천 부평구 을 선거구에 김응호 부평구위원장이, 경기에는 고양시 갑에서 5선 도전의 심상정 당 원내대표가 도전한다고 16일 밝혔다. 당은 또 인천·경기·경남·경북·대구·부산 각 1명, 광주 2명, 서울 4명 등 지역구 후보 17명의 비례대표 후보를 최종 확정했다.

▲ 녹색정의당 김응호 부평구 을 국회의원 예비후보가 지난 14일 부평구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사진제공 - 김응호 예비후보

김 위원장은 지난 14일 예비후보에 등록하며 “무능과 불통의 정권 심판 적임자, 반헌법적인 위성정당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가치를 저버리지 않겠다는 소신을 지켜온 녹색정의당이 제대로 하겠다”며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또 “부평은 현재 막바지 주거환경개선 사업과 굴포천 복개 사업 등이 진행되고 있다”라며 “부평 발전의 동력을 키워 부평의 미래를 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노회찬재단 운영위원과 부평미군기지 반환 인천시민회의 공동대표, 인천대 국립대법인 이사로 활동 중인 김 위원장은 ‘노란봉투법 재입법’, ‘기후정의법·차별금지법 제·개정’, ‘한국GM 부평공장 친환경미래차 생산기지화’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녹색정의당은 2020년 21대 총선에서 김 위원장 등 6명의 지역후보자를 배출했고, 2016년 20대 총선에선 2명의 지역후보자를 내놨다. 지역후보자가 1명으로 줄어든 것은 지난 2012년 제19대 총선 때 통합진보당(통진당)이다. 당 사정이 최악일 때인 당시 총선 이듬해 인천 중심의 진보정의당으로 신당을 창당했고, 이번 총선을 앞두고 녹색당과 정의당이 통합하며 당 쇄신과 흩어진 민심을 수습하려 했지만, 여전히 녹색정의당 지지율은 1∼3%대에 불과하다.

▲ 인천 남동구 을 선거구 출마가 예상됐던 녹색정의당 배진교(비례) 국회의원이 최근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사진제공 - 배진교 의원실

특히 인천에서 녹색정의당으로 유일하게 기초단체장을 지낸 배진교(비례) 국회의원이 남동구 을 선거구에서의 불출마를 선언하며 인천에서의 당 사정이 여의치 않음을 공개적으로 확인시켰다.

배 의원은 “이대로 야권 후보 단일화 없이 3자 구도로 선거를 치른다면, 야권의 승리는 물론 ‘윤석열 정부 심판’도 어려워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라며 “저는 고심에 고심을 더한 끝에 총선 불출마를 결단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번 총선은 출마하지 않지만 남동구 발전과 당 총선 승리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향후 정치 행보에 여지를 열어뒀다.

하지만 배 의원의 불출마에 지역에서는 ‘충격’에 빠지며 “녹색정의당이 2년 후 지방선거 등 인천에서 부활할 수 있을지 솔직히 걱정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인천 녹색정의당의 한 측근은 “올 초까지는 인천에 상당수 지역 후보자들을 배출하려 노력했지만, 민주당과의 연대 가능성, 제3지대의 행보 등에서 상당한 내부적 혼란을 겪은 것 같다”며 “2년 후 지방선거에서 녹색정의당이 재기하기 위해서는 이번 총선에서 활발한 목소리를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