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1일 인천 부평구 미쓰비시 줄사택 전경.

지난 11일 오전 8시 인천 부평구 미쓰비시 줄사택 앞.

쌀쌀한 날씨에도 환경 지킴이 여럿이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든 채 모여 있었다.

줄사택 곳곳에는 담배꽁초와 쓰레기들이 뒹굴었고 벽면에는 빨간 페인트로 ‘철거’, ‘철거 예정’이라는 글씨가 쓰여 있었다.

국가등록문화재 지정을 추진하는 유적지보다는 버려진 폐허와 같은 인상을 주었다.

13일 부평구에 따르면 2018년부터 노후 지역 환경 개선을 위해 미쓰비시 줄사택 부지에 공영주차장 건설을 추진했다.

하지만 ‘미쓰비시 줄사택을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하고 강제 동원 흔적을 남겨 후대를 위한 역사 교육장으로 활용하자’는 지역 여론에 부딪힌 구는 2019년 주차장 건설 추진을 중단했다.

아직 미쓰비시 줄사택이 정식 문화재로 등록되지 않았지만 구는 이미 줄사택을 교육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2023 걷다 보니 부평 역사 투어’ A코스는 이곳 미쓰비시 줄사택에서 시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구는 올해에도 미쓰비시 줄사택이 포함된 역사 투어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줄사택에 대한 세심한 관리가 요구되지만 관리 부실로 보이는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줄사택 출입문은 자물쇠로 잠겨 있었으나 건물 입구와 벽면까지 접근이 가능한 탓에 주변에는 차량이 주차돼 있었고 담배꽁초 등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었다.

인근 경로당 박모 회장은 “비가 오면 무너지는 사택도 있다”며 “제대로 관리가 되고 있지 않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구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사택 내부는 출입을 통제하고 있고 주기적으로 현장에 나가 점검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쓰비시 줄사택 4개 동에 대한 국가등록문화재 등록 신청을 받은 문화재청은 현장 조사를 마무리했으며, 정식 등록을 위한 추가 자료를 조사하고 있다.

/글∙사진 추정현 수습기자 chu363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