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티 천장 열선에서 화재 시작
호텔 대표 등 2명 불구속 입건
구 “투숙객 피해 보상 절차 원만”
▲ 지난달 18일 인천 남동구 논현동 한 호텔 화재 현장에서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당국 등 관계자들이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인천일보DB

호텔 주차타워를 몽땅 태우고 투숙객 등 50여명을 다치게 한 인천 논현동 '그랜드팰리스 호텔' 화재 원인은 호텔 측이 주차장의 배관 동파 방지용 열선(정온전선)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탓인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그랜드팰리스 호텔 대표이사인 40대 A씨와 전선 설치업자 60대 B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해 12월17일 오후 9시1분쯤 남동구 논현동 그랜드팰리스 호텔에서 발생한 화재와 관련해 안전 관리 소홀로 투숙객 등 54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당시 호텔 1층 필로티 주차장 천장에 설치된 배관 동파 방지용 열선에서 전기적 요인으로 불이 시작됐고, 이후 기계식 주차장으로 번지면서 대형 화재가 일어난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A씨는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해 도의적 책임을 느낀다”면서도 “평소 꾸준하게 안전 관리를 실시했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경찰은 A씨가 오피스텔 용도 객실을 요금을 받고 숙박용으로 손님에게 빌려준 것을 확인하고 그에게 공중위생관리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2015년 9월 준공된 이 호텔은 2~6층 65실은 오피스텔로, 7~18층 150실은 호텔로 이뤄졌으며 각각 남동구로부터 준공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화재 발생 이후 구에서 현장 조사를 벌인 결과, 2~6층 오피스텔 65실 대부분이 호텔 용도로 불법 변경된 정황이 드러났다.

앞서 이 불로 다치거나 차량이 전소되는 등 피해를 입은 투숙객들은 보상 책임이 있는 호텔 측과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어떻게 보상을 받아야 할지 몰라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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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구는 그랜드팰리스 호텔 위탁 운영사가 신체·재산상 피해를 보상하는 화재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한 것을 확인해 투숙객들에게 보상 절차 등을 안내했다.

아울러 화재로 훼손된 건물 외벽 패널이 추락할 우려가 있어 A씨와 호텔 소유주 측에 패널을 철거하라는 명령을 내렸지만, 이행하지 않아 구에서 직접 철거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구는 설명했다.

구 관계자는 “투숙객에 대한 화재 피해 보상 절차는 원만하게 진행 중”이라며 “지난 9일 시민 안전을 위해 외벽 패널 제거 작업에 들어갔으며 남아 있는 패널은 오는 13일에 모두 철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나라 기자 nara@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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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팰리스 호텔 화재 보상 못 받거나 기약 없거나 순식간에 큰불로 번져 54명이 부상을 입은 '인천 논현동 그랜드팰리스 호텔 화재'가 발생한 지 사흘이 지났지만 명확한 보상 기준조차 세워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투숙객과 주변 상인 등 피해자 수십명은 보상 절차와 관련해 아무런 안내를 받지 못했다거나 직접 피해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보상 대상에서 벗어났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20일 인천일보 취재 결과, 지난 17일 밤에 발생한 그랜드팰리스 호텔 화재로 다치거나 재산 피해를 입은 투숙객과 인근 상인들은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지 몰라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이 호텔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