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민주당 크게 앞섰던 곳
계양갑→계양을로 선거구 조정
후보들 유·불리 따지며 신경전

원희룡, 작전서운역 공약 걸고
공들이기 가속…표심잡기 분주

“작전서운동이 계양구 을로 넘어오면 많이 불리해집니다. 선거구조정이 이재명 대표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단 말이에요.”

4월10일에 있을 제22대 총선의 선거구획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기 전인 지난달 초, 국민의힘 인천지역 예비후보였던 A씨는 이런 '음모론'을 전했다.

A씨 말처럼 지난달 29일 국회의 늑장 선거구획정안을 통해 이번 선거부터 작전서운동은 기존 계양구 갑에서 을로 경계 조정됐다. 대신 계산1·3동은 계양구 을에서 계양구 갑으로 이동했다.

선거구는 '동(洞)'들 집합체라 승패를 가르는 핵심 동네는 어디든 존재하기 마련이다. A씨 우려처럼 작전서운동은 더불어민주당, 그러니까 이재명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는 행정구역이 될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지난 21대 국회의원선거 개표 결과 데이터를 분석해 보니, 해당 선거에서 작전서운동 주민 중 9001명은 당시 민주당 유동수 후보에게 표를 건넸다. 경쟁자였던 미래통합당 이중재 후보는 5150표를 얻었다. 작전서운동 총 투표수 1만4627표에서 민주당 후보 비중이 61.5%에 이르는 셈이다.

결국, 유동수 후보는 계양구 갑에서 압도적 득표율 59.8%로 당선된다. 유 후보가 과반에 이르는 표심을 모으며 재선에 성공할 수 있었던 데에는 확실히 작전서운동 존재감이 적지 않았다.

바로 옆 계양구 을에선 송영길 민주당 후보와 윤형선 미래통합당 후보가 격돌했다. 그 결과 송영길 후보가 58.0%로 당선을 확정했는데, 계산1동과 계산3동 득표율은 52.5%, 57.7%로 평균보다 조금 낮은 모습을 보였다.

더군다나 대통령선거에서 떨어졌던 이재명 대표가 다시 국회에 입성할 수 있었던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이 대표의 계산1·3동 득표율은 각각 49.7%, 51.9%로, 전체 계양구 을 득표율 53.7%보다 낮았던 전례가 있다.

이런 배경 때문인지 최근 공천권을 확보한 국민의힘 원희룡 계양구 을 예비후보는 3월 들어서부터 작전서운동 표심 잡기에 집중하고 있다.

5일 자신의 총선 공약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D 노선 내 '작전서운역'을 추가 신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게 대표적인 예다.

원희룡 예비후보는 이날 자신의 SNS에 “선거구 조정으로 불리해진 것이 아니냐는 걱정을 해주시는 분이 많습니다. 그러나 저는 개의치 않습니다”라고 적었다.

작전서운동 주민 김중섭(36)씨는 “월요일이었던 지난 4일 출근길에 이마트 삼거리에서 원희룡 예비후보와 이천수 전 국가대표가 인사를 건네더라. 그제야 우리 동네가 계양구 을로 바뀌었다는 걸 알았다”고 전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