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일희 인천시 도시재생지원센터장
▲ 이일희 인천시 도시재생지원센터장

10여년 전, 버스를 타고 서울 신촌 인근을 지나가고 있었다. 앞쪽에 엄마와 함께 앉아 있던 대여섯살 아이가 창밖을 바라보면서 “서울이 왜 이리 늙었어?”라고 하니 엄마가 “늙은 게 아니고 낡은 거야”라고 대화한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아이 눈에는 초라한 바깥 풍경이 마치 나이 먹은 노인처럼 늙게 보였으리라. '늙다'라는 표현은 딱히 맞는 어휘가 아니겠지만 사람이 살아가는 도시도 나이를 먹으면 초라하게 보일 수 있으리라.

이러한 원도심 슬럼화와 공동화를 막고 도시 활력을 회복하기 위해서 2013년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었다. 인천시는 도시재생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2018년 1월 도시재생지원기구인 인천시 도시재생지원센터를 설립하고 인천도시공사와 위수탁 계약을 맺어 그해 3월부터 운영하였다.

원도심은 빠르게 공동화가 진행되고 주민들은 다른 곳으로 이주하여 아이 말처럼 점점 늙어가는 상황에서, 센터는 주민과 담당 공무원 등 역량 교육을 강화하여 주민 의식 변화와 주민들이 주도하는 도시재생사업의 효과를 높이고자 노력해왔다. 도시재생사업으로 지어진 거점시설(공동이용시설)을 활성화하고 다시 쇠퇴하지 않도록 사후 관리 방안 마련을 위한 포럼을 개최하여 공감대를 확산하는 분위기를 조성하였고, '인천시 도시재생 사후 관리 조례'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도시재생 신규 사업 공모에 군·구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컨설팅을 추진했다. 2022년에는 부평5동 소규모 특화재생사업과 남촌동 특화재생사업이, 2023년에는 강화군 우리동네 살리기 사업과 가좌1동 특화재생사업이 선정되어 621억원의 사업비를 확보하는 등 원도심 정주 환경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12월19일 인천시는 '제물포르네상스 마스터플랜'을 발표하였다. 원도심과 신도시 간 격차를 해소하고, 근대 역사·문화를 간직한 중·동구를 재탄생시키는 원도심 부흥 프로젝트이다. 인천시는 이에 맞춰 '2030 인천도시재생전략계획' 변경을 추진하고 지난 2월6일 제물포스마트타운에서 공청회를 개최한 바 있다. 향후 2040 인천도시재생전략계획을 수립하여 인천만의 도시재생 비전과 목표를 마련할 예정이다.

인천은 168개 섬을 비롯한 해양 관광자원과 근대 역사·문화유산이 살아 숨 쉬고 있는 곳이다. 일자리가 지속해서 늘어나는 등 살기 좋은 도시로 점차 인식되면서 외국인을 제외한 주민등록상 인구가 300만명을 넘어서, 전국에서 유일하게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지역내총생산(GRDP) 100조 시대를 열어 부산을 추월하였다.

이러한 인천의 지속적 발전과 함께 인천 도시재생이 새로운 경제 기반과 지속성을 확보하여 경쟁력 있는 도시 재창조로 나아가도록, 센터 설립 6주년을 맞이하여 주마가편(走馬加鞭)의 의지를 다짐한다.

/이일희 인천시 도시재생지원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