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우 경기본사 정치부 차장
▲ 김현우 경기본사 정경부 차장

국회의원은 일반직이 아닌 봉사직으로 보는 게 국민적 시각이다. 선거에 출마하는 정치인들도 “지역, 또는 주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한다.

그렇다면 이번 4·10 총선에 뛰어든 정치인들의 봉사 기대 점수는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 최근 취재한 결과, 경기도에서 30여명에 이르는 여·야 거대 정당 출마자들이 공천을 놓고 다투는 상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갈등이 워낙 많은 지역구와 다양한 인물에 걸쳐 발생하다 보니, 기자가 파악한 숫자는 일부에 불과하다.

총선이 한 달 남짓 남았는데 도민은 정치인들의 밥그릇 싸움 소식만 뉴스를 통해 한가득 접해야 했다. 도민이 정작 궁금한 정책과 공약은 다른 이야기에 덮어지고 있다. 도내 5개 지역에 얽힌 선거구도 티격태격 속에 이제야 조정됐다. 봉사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한다는 목소리가 민생 현장에서 나오는 이유다. 선거철마다 자리를 지키려는 힘겨루기는 피할 수 없는 과정이겠으나, 유권자의 용납에도 한계가 있다. 정치인들끼리 불신, 분열, 혐오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무보수로 봉사하는 도민들의 움직임은 소리도 없이 '따뜻한 단합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경기지역에서 집계된 자원봉사자 수는 402만9828명. 2019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3년의 코로나19 펜데믹을 지나자 스스로 다시 봉사에 나서는 것. 도민들은 방범·생활편의·환경보호·주거환경 등 분야에 각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뭉치고 있다.

도민이 지역 문제를 자구적으로 해결하도록 하는 '자원봉사 리빙랩' 등 도 사업에서도 그들만의 끈끈한 연대방식으로 다양한 성과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도는 효과가 좋아 사업을 기존 3개에서 6개까지 늘렸다.

이제 정치권도 불신, 분열 혐오가 아닌 똘똘 뭉친 '봉사 정신'을 보여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김현우 경기본사 정경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