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 오구 습지(Aogu Wetland)의 저어새들. /사진=김미은

겨울에 저어새는 어디 있나요?

이번 겨울, 남동유수지는 꽁꽁 얼었었다. 겨울의 습지는 얼어 있는 것이라 당연하지만 매년 찾아오는 겨울철새들이 평안해 보이지 않는 해이다.

남동유수지를 겨울에도 찾아오는 새를 보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

“저어새를 만날 수 있나요?”라는 질문을 하는데 아쉽게도 저어새는 여름철새라 겨울에 만날 수는 없다. 단, 올해 1월20~22일 저어새 전 세계 동시 센서스(Global BFS Census)를 진행하였는데, 인천과 시흥에서 2마리의 저어새가 월동지에 이동하지 않고 남아있음이 확인되었다. 그런데 이는 이례적인 몇몇 개체의 이야기이다.

지난해 가을에 이동한 저어새들은 월동지에서 잘 지내고 있을까?

저어새의 월동지 상황은 저어새 보전을 힘쓰는 사람들에게는 무척 알고 싶은 내용이다. 그래서 지난 1월 저어새 생태학습관에서 저어새가 가장 많이 찾아가는 대만(타이완)에 방문하여 월동지의 저어새들을 만나고 왔다. 참여는 저어새에 대한 인식증진에 선두에 있는 교육활동가(강사단)이었다.

이번 방문의 목적은 저어새의 조사에 참여하는 것, 그리고 대만의 멸종위기야생동물1급의 저어새 등 조류들을 보전하는 활동, 마지막으로 저어새들을 널리 알리는 교육활동 등을 알아보기 위함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어새는 월동지에서 잘 지낸다.

우리는 대만(Taiwan)의 타이난(Tainan)과 가오슝(Kaohsiung)을 중심으로 다양한 습지들을 방문하였다. 그곳에서 만난 저어새들은 평화롭고 안정된 모습이었는데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니 한국에서의 번식기에 새끼를 키우던 처절한 모습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잘 먹고 잘 쉬고 있는 모습이랄까? 그곳에서 잘 지내는 저어새들을 보니 '참으로, 다행이구나!'라는 생각과 대만의 습지 환경에 고마움을 느끼게 되었다.

저어새가 잘 지낼 수 있는 대만의 환경은 지면상 간략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타이난과 가오슝의 습지들은 대만야생조류연맹(Wild Bird Society of Tainan), 타이난야생조류협회(Wild Bird Society of Tainan) 등 다양한 NGO단체와 협력하여 관리 진행되고 있었는데 각 지역을 구분하여 각 단체에서 관리 운영되고 있었다. 각각이 관리하는 습지에 대한 다양한 문제에 대한 해결방법을 정부와 함께 찾고 적용하는 다양한 방법들이 진행되고 있었다.

둘째, 저어새와 새들 그리고 습지들을 보전하는 교육센터들이 잘 갖춰져 있어 있고 그곳에서 저어새와 물새에 관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물론 이곳을 운영하는 곳은 민간단체들이 위탁하여 진행되고 있었는데, 그 시설들과 지원이 안정적이어서 그곳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교육 등 활동들에 많은 참여자가 함께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타이난시는 도시 공공 안내물에 저어새가 마스코트로 되어 있다. 도로를 달리다가도 저어새 안내판, 조형물이 다양하게 배치되어 있었는데 자연스럽게 저어새 보전에 대한 생각이 들고 친근해진다. 또 서민들의 삶이 녹여진 종교시설의 지붕에도 저어새와 둥지에 대한 조형물이 만들어져 있어 이들이 얼마나 저어새를 보전하고자 하는지 느껴졌다.

정리하면, 월동지인 대만(Taiwan)에서 저어새가 잘 지낼 수 있는 자연적인 습지가 많이 분포되어 있고, 그 습지는 보전하고자 하는 정부와 시민들이 만들어 낸 것이다.

인천에서 우리가 지켜내는 저어새 활동들과 내용과 형태는 다르지만 각 나라에서 저어새라는 한 종을 지키기 위한 노력은 저어새의 수가 늘어나는 것으로 증명되고 있다. 이번 월동지 방문에서 경험한 위의 내용은 앞으로 저어새 생태학습관, 저어새를 지키는 시민들 그리고 인천시의 저어새 보전활동에 도움이 될 것이다.

다가온 봄, 월동지에서 돌아오는 저어새들은 인천에서 지킬 차례이다.

▲ 김미은 저어새네트워크 &amp; 저어새와 친구들 사무국장.<br>
▲ 김미은 저어새네트워크&저어새와 친구들 사무국장

 

/김미은 저어새네트워크&저어새와 친구들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