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민 로앤조법률사무소 변호사
▲ 조영민 로앤조법률사무소 변호사

최근 “I'm 신뢰에요”라는 유행어가 전 국민을 떠들썩하게 했다. 신뢰란 무엇인가.

얼마 전 서울 광장시장 전집 사장이 베트남 외국인 관광객에게 한국음식문화를 소개하기 위해 함께 온 유투버 일행에게 바가지 요금을 받아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이 일로 광장시장 불매 이야기가 나왔다. 광장시장 상인들은 그 일로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메뉴판에 음식 사진과 무게 등 정량을 표시하고, 손님으로 가장한 모니터링 요원, '미스터리 쇼퍼'제도 도입 등 여러 가지 자구책을 내놓았다.

신뢰는 이제 생존의 문제이다. 코로나를 겪으며, 떠오른 K방역에 대한 신뢰는 당시 수출하는 물건에 K자만 붙으면 더 높은 가격에 수출이 잘 되기도 했다. 이러한 현상을 신뢰와 자본이 결합하여 '신뢰자본'이라 한다. '신뢰, 사회적 자본'은 개인 간 또는 개인과 집단 간의 관계와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되고 발전하는 사회적 네트워크와 신뢰, 협력 등의 자원을 말한다.

사회적 자본은 사회 구성원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되며, 그 결과로 사회적인 혜택이 발생하는데, 사회적 자본은 일종의 '신용'으로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안전감, 경제 성장, 사회적 통합 등의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사회적 자본은 개인과 집단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며, 삶의 질을 개선하고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이 처음 등장했을 때, AI 기술을 과연 신뢰할 수 있는지가 화두였다. 신뢰할 수 없다면 사람이 사용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AI의 기술발전은 생각보다 빨리 진행되어 어느새 신뢰문제는 극복되어 가는 분위기이다.

더 나아가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10년 뒤 살아남을 직업 순위' 표를 발표했다. 한국은행은 특허정보를 활용해 '직업별 AI 노출지수'를 산출한 결과에 따라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큰 일자리는 341만개라고 추정했다. 직업별 AI 노출지수는 현재 AI 기술로 수행 가능한 업무가 해당 직업의 업무에 얼마나 집중되어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인데, 의사, 변호사 등 고소득 전문직을 AI가 대체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타이완에선 AI 판사가 등장했다는 뉴스도 나왔다. 타이완에서 AI양형정보시스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내용으로 이에 대해 일치된 양형기준으로 재판이 공정하고 투명해질 것이라는 평가와 개별 사안의 특수성을 고려할 수 없다는 비판이 있다는 의견을 소개했다.

대한민국 헌법 제11조 제1항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는 법 앞의 평등은 모든 국민이 알고 있는 대원칙이다.

이러한 법을 지키지 않고 불공정하고 투명하지 않은 판사의 판결은 엄청난 비난을 받고 있다. 서울 광장시장의 전집 사례처럼 파괴된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신뢰를 얻고 있는 AI에게 판사는 일자리를 내주어야 할지도 모른다. 판사뿐만 아니라 검찰, 경찰과 같은 높은 수준의 신뢰를 요구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더는 신뢰를 받지 못한다면 사라질 수밖에 없다.

AI에 일자리를 빼앗기지 않으려면 늦기 전에 AI보다 사람이 더 낫다는 것을 증명해 보여야 할 것이다.

/조영민 로앤조법률사무소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