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지사 정책 행보로 민주당 소리없는 지원

정쟁 속 따뜻한 정치 신주류 인물로 부각
▲ 김동연 경기지사가 2월 3일 설을 맞아 총선에 출마하는 지역 예비후보들과 함께 수원 지동시장 민생 현장을 찾아온 모습./제공=경기도

4‧10 총선이 약 4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지난 지방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 역전 승리’의 주인공인 김동연 경기지사가 부각되고 있다. 인구 1400만에 육박하는 경기지역은 빼앗고 빼앗기지 않으려는 여‧야 거대 정당의 최대 격전지다.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벌어진 극심한 내홍 탓에 김 지사의 행보는 더욱 주목 받고 있다.

28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동연 지사는 올해 초부터 2월 10일 이전까지 경기지역 국회의원 약 40명을 만났다. 만남은 주로 지역 현안에 얽힌 행사나 사업을 위한 논의 차원에서 이뤄졌다. 2월 10일 이후부터는 ‘공직선거법’상 지자체장이 정당 정책과 연관된 홍보 등의 일체 행위를 할 수 없다.

지난 5일 1기 신도시 재건축이 숙원인 분당지역을 찾아 김병욱 의원과 손을 잡았고, 바로 다음날엔 서부권 SOC(사회간접자본) 개발을 위해 안산에서 송옥주·고영인·문정복 의원 등과도 연대했다.

참석하는 자리마다 김 지사는 주민들의 환영을 받았다. 도 차원에서의 관심은 현안 해결에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 지사는 주민들의 관심에 직접 소통에 나서거나, 질문에 답하는 등 밀착 행보를 보였다.

굵직한 도 정책으로 민주당 정치행보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지난달 31일 제3 판교 테크노밸리를 최대 첨단산업단지 등으로 조성하는 사업 계획을 김태년‧김병욱‧윤영찬 의원들과 함께 발표했다.

해당 사업은 7만3000㎡의 부지에 시스템 반도체, 인공지능(AI), 바이오, 로봇 등 첨단기술을 집약하는 내용이다. 김 지사가 스위스 다보스포럼 참가 등의 경험을 바탕으로 구상한 프로젝트도 반영됐다. 20개 이상 지역거점에 66만㎡의 창업 공간을 비롯해 벤처투자 등의 프로그램이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김 지사는 설 명절을 앞뒀을 때도 수원시 3개 지역구 민주당 출마자들인 염태영 전 수원시장, 김영진‧김승원 의원과 전통시장 일대에서 민생현장을 살피기도 했다. 남양주 지역도 찾아가 김한정 의원과 시장 상인 등을 격려했다. 또 소상공인들과 간담회도 열고 고충을 경청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 지사는 접한 내용을 취합해 전통시장 육성 방안과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지원을 약속했다.

2022년 6월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도내 31개 시‧군 중 9석만을 확보, 국민의힘에 ‘참패’했다. 그보다 2년 먼저 치러진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59석 가운데 51석을 싹쓸이했음에도, 정권교체 폭풍을 피하지 못했다.

이 같은 도민들의 표심 속에서 김 지사는 ‘신주류 인물’이란 평가를 받으며 경기도를 수성하는 데 성공했다. 기초자치단체장은 국민의힘 후보를 찍어도, 광역자치단체장은 민주당 후보를 찍은 표가 속출했다. 김 지사는 줄곧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에게 뒤처지다, 개표 96.6%가 된 시점인 오전 5시 32분 역전했다. 개표 결과는 0.15%p 차이(8913표)다.

민주당에서 김 지사는 그만큼 상징성 있는 인물인 만큼, 총선에서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게 당 내부 의견이다. 최근 민주당 내 ‘공천 갈등’이 탈당 등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는 점도 줄곧 ‘쇄신론’을 주장한 김 지사가 거론될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지난 20일 김 지사는 당에서 빚어진 논란과 관련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민주당이 위기다. ‘누구를 배제’하는 공천이 아니라 국민평가에 맡기는 ‘누구든 경선’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는 민생을 위한 새로운 정치와 따뜻한 정책을 펴는 정치인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며 “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각별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3월에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생가 및 묘역이 있는 경남 봉하마을과 양산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등을 방문할 계획이다. 선거법이 저촉되지 않는 선에서 자신의 고향인 충청권도 찾아가며 민주당 정치인으로의 체급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