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규모 미술관 개관 잇따라
도보 5분 이내 거리 10여개 집중
문화예술 벨트 형성 볼거리 제공
작가·수집가·관광객 명소화 기대

인천 중구 개항장 골목이 흡사 서울 인사동 미술품 거리처럼 자생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소규모 갤러리가 잇따라 문을 열면서 '한 집 건너 한 집'이 미술관인 구간이 형성되고 있다. 작가에게는 전시공간을 제공하고 시민들은 보다 폭넓은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를 접할 수 있다.

21일 지역 문화예술계에 따르면 이달 1일 중구 중앙동 개항장거리에 '갤러리5'가 개관했다. 지역에서 작품 수집 활동을 해 온 조용선 관장을 비롯해 마음 맞는 예술가 등 5명이 뭉쳤다. 장소를 물색하다 갤러리들이 밀집한 개항장거리를 택했다.

조 관장은 “주변에 인천개항박물관 등 문화시설이 들어서 있고 볼거리가 많아 관광객과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갤러리들이 개항장거리를 택한 이유 중 하나일 수 있다”고 말했다.

2020년 이후 개항장거리 일대에 새로 생긴 소규모 갤러리는 총 5개.

'갤러리5'와 건물 하나를 사이에 두고 그 옆에 있는 '도든아트하우스'가 2020년 1월 가장 먼저 출발을 알렸다. 카페와 갤러리를 함께 운영하며 꾸준히 전시를 개최하고 있다.

'도든아트하우스'에서 대각선으로 맞은편에는 '참살이미술관'이 있다. 2022년 3월 개관 이후 다양한 작품 전시는 물론,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학교 갤러리에 임대하는 '찾아가는 미술관' 사업에도 참여 중이다.

'참살이 미술관'에서 100m 정도 걸어가면 왼편에 폭이 좁은 2층짜리 건물이 눈에 띈다. 서양화가인 이춘자 관장이 같은 해 문을 연 '갤러리벨라'다. 가정집이던 2층 건물을 갤러리로 개조했다. 효율적인 공간 활용과 돋보이는 작품 전시를 이어오고 있다.

'갤러리벨라'에서 조금 걷다 왼쪽으로 건물을 끼고 돌면 2022년 8월 개관한 '윤아트갤러리'를 만날 수 있다. 오래된 건물을 갤러리로 재탄생시켰다. 내부에 붉은 벽돌과 서까래가 보존되어 있는 등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는 갤러리에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2010년대에 생긴 갤러리까지 포함하면 개항장거리를 중심으로 도보 5분 거리에 10여개의 갤러리가 들어서 있어, 하나의 문화예술 벨트를 형성한다.

이러한 분위기는 서울 종로구의 평창동 갤러리거리 조성 때와 비슷하다.

1980년대 후반 크고 작은 미술관과 화랑이 연이어 자리를 잡으면서 지금의 평창동 갤러리거리를 이뤘다. 예술가들과 컬렉터, 관광객이 꾸준히 모여들며 거대한 미술시장으로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