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합한 손흥민과 이강인. 출처=손흥민 SNS.

 

최근 축구계를 들끓게 만들었던 이른바 '탁구게이트'의 핵심 인물이었던 손흥민-이강인이 화합하면서 20일 새로 출범한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도 큰 짐을 덜었다.

사태가 극적으로 봉합되면서 이제 차기 국가대표 감독 선임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된 것.

손흥민과 이강인은 약 1시간 차이로 21일(한국시간) 오전에 차례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차례로 글을 올리며 사과와 함께 그동안의 심경을 밝혔다.

손흥민보다 조금 먼저 글을 올린 이강인은 “지난 아시안컵 대회에서, 저의 짧은 생각과 경솔한 행동으로 인해 흥민이 형을 비롯한 팀 전체와 축구 팬 여러분께 큰 실망을 끼쳐드렸다. 흥민이 형을 직접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는게 중요하다 생각했고 긴 대화를 통해 팀의 주장으로서의 짊어진 무게를 이해하고 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런던으로 찾아간 저를 흔쾌히 반겨주시고 응해주신 흥민이 형께 이 글을 통해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에 손흥민은 이강인과 다정하게 찍은 사진과 함께 “강인이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저를 비롯한 대표팀 모든 선수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 저도 어릴 때 실수도 많이 하고 안 좋은 모습을 보였던 적도 있었지만 그 때마다 좋은 선배님들의 따끔한 조언과 가르침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일 이후 강인이가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 번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주세요. 대표팀 주장으로서 꼭! 부탁드린다”고 감쌌다.

축구 인생 최고의 위기에 처했던 이강인이 진심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고, 손흥민이 통 크게 사과를 받아주면서 이른바 ‘탁구게이트’는 해결의 수순으로 접어들었다.

이로써 갓 출범한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는 안도의 한숨을 내쉴수 있게 됐다.

이번 사태가 조기에 봉합되지 않았다면, 당장 3월에 치러질 태국과의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홈(21일), 원정(26일) 경기를 앞두고 이를 지휘할 감독 선임 과정도 순탄치 못했을 것이고, 이 경우 경기 결과 역시 장담할 수 없게 되면서 계속 혼란스러운 상황이 펼쳐졌을 가능성이 높다.

정해성 신임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정해성 신임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앞서 대한축구협회는 20일 차기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을 이끌 신임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에 국가대표팀 지도자 경험이 있는 정해성 협회 대회위원장을 선임했다.

정 신임 위원장은 2002한일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 체제에서 한국인 코치로 4강 진출에 힘을 보탰고, 2010 남아공 월드컵 때는 허정무 감독의 수석코치로 한국의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에 기여했다.

프로팀 감독으로는 K리그 제주와 전남을 지휘했다. 2017년에도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의 대표팀에 중간 합류해 6개월간 대표팀 코치직을 맡기도 했으며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장, 대회운영위원장을 역임했다.

정해성 신임위원장은 고정운(김포FC 감독), 박성배(숭실대 감독), 박주호(해설위원), 송명원(전 광주FC 수석코치), 윤덕여(세종스포츠토토 감독), 윤정환(강원FC 감독), 이미연(문경상무 감독), 이상기(QMIT 대표, 전 축구선수), 이영진(전 베트남 대표팀 코치), 전경준(프로축구연맹 기술위원장) 등 10명의 전력강화위원을 새로 선임, 21일 1차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회의를 소집하는 등 새 감독 선임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