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무용단 첫 프로그램 '정글'
서울 예술의전당서 4월 11일부터 4일간
제목의 부제 '감각과 반응' 없애고 변모
무용수 17명 개개인 고유성 드러내 볼만
예술감독 김성용·무대 미술 유재헌 호흡
▲ 국립현대무용단 2024년 '정글' 연습사진. 촬영 강성준. /사진제공=국립현대무용단

국립현대무용단이 시즌 첫 프로그램으로 김성용 단장 겸 예술감독의 안무작 '정글'을 선보인다.

오는 4월 11~14일 서울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 오르는 이 작품은 정글로 표상된 무대 위에서 이루어지는 해프닝을 원근적 시점으로 들여다본다.

만드는 것과 만들어지는 것, 감춰진 것과 보이는 것, 멈춰있으나 흐르고, 여유로운 듯 보이지만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정글'을 드러낸다.

앞서 김성용 예술감독의 작품 '정글-감각과 반응'은 지난해 10월 초연 당시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취임 후 첫 안무작이자 2023 모다페(국제현대무용제)의 공동개막작으로 큰 관심을 받았다.

올해는 초연 제목의 부제 '감각과 반응'을 없애면서 한층 더 새로운 면모를 선보인다. 지난해 작업에서 무용수들이 움직임을 만드는 과정에서 포착된 '감각과 반응'에 집중한 움직임들을 선보였다면, 올해 '정글' 무대에서는 17명 무용수 개개인의 고유성을 드러낸다.

작품은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 김성용이 개발한 비정형적 움직임 리서치 '프로세스 인잇(Process Init)'을 통해 끌어낸 창의적인 움직임들로 이뤄진다.

'프로세스 인잇'을 통해 무용수들은 개개인의 구체적인 감각을 깨우고, 상호 간의 반응을 탐색하며 움직임의 변화와 확장을 만든다.

멀리서 보면 그저 아름답게만 보이는 정글의 중심으로 들어가 보다 가까이에서 들여다보고, 가장 예민하게 더 치열한 긴장 속에서 관계를 맺고 소통해 나가는 방법들을 움직임을 통해 펼쳐질 예정이다.

관객들은 무용수의 움직임을 통해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우리의 삶의 모습을 만나게 된다.

무대 위에서 관찰된 움직임의 사유를 통해 생각보다 묵직하고 보이는 것보다 깊이 있는 존재의 가치를 되새겨본다.

'정글'은 각 분야의 새로운 전문가들로 합을 이루어낼 예정이다. 일본의 사운드 아티스트로 류이치 사카모토(Ryuichi Sakamoto)를 비롯해 안무가 다미안 잘레(Damien Jalet) 등 다양한 예술가와 협업한 작곡가 마리히코 하라(Marihiko Hara)가 음악감독으로 참여한다.

세련된 감각으로 작품의 개성을 드러내는 이정윤이 조명, 무용수의 경험을 토대로 누구보다 움직임을 잘 이해하는 배경술이 의상을 맡는다.

무대디자인은 김성용 예술감독과 오랜 호흡을 맞춰 오며 공연, 건축, 기술, 미술을 융합한 독창적 무대미술을 선보이는 유재헌이 작년 초연 작업에 이어 올해도 함께한다.

국립현대무용단은 '정글' 공연과 연계해 다음달 16일 관객 참여 프로그램 '리슨 투 유어 바디' 다큐멘터리 댄스필름 상영회를 개최한다.

지난해 7월 오디션부터 공연이 오르기까지 4개월의 작업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댄스필름이다.

/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