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점자 시설 설치 미비
개선 소홀 '화장실 도시' 무색
장애인 “이용 땐 주변 도움 청해”
시 “분기 점검 통해 보완할 것”
▲ 수원의 한 공중화장실에 장애인 점자 안내가 없어 시각장애인들이 이용에 불편함을 겪고 있다.

세계 선진 화장실 도시를 표방하는 수원시가 정작 공중화장실 주변으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유도블록 설치가 미비해 장애인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14일 수원시가 제공한 정보공개청구 내역에 따르면 165곳의 공중화장실 중 48곳의 공중화장실에서 시각장애인용 점자유도블록이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도블록 뿐 아니라 장애인용 화장실로 규정 해 놓고도 점자 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아 장애인들의 이동권이 침해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장애인등편의법 제16조에 따라 장애인이 많이 이용하는 공공건물 및 공중이용시설에서 해당 시설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여전히 시설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수원시는 세계적인 화장실 도시로 소개하면서 세계화장실협회 사무국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정작 장애인들의 이용시설 개선에는 소홀해 '세계 화장실 도시'의 타이틀을 무색게 하고 있다.

시각장애인 윤(32)모씨는 “바깥 외출 시 화장실 이용은 엄두가 나지 않는다. 되도록 음용이나 취식을 피하고 있고 화장실 이용이 필요할 땐 주변의 도움을 청하는 편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 수원의 한 공중화장실 주변으로 점자유도블록이 설치돼 있지 않아 시각장애인들이 이용에 불편함을 겪고 있다.
▲ 수원의 한 공중화장실 주변으로 점자유도블록이 설치돼 있지 않아 시각장애인들이 이용에 불편함을 겪고 있다.

실제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가 9개 시도 소재 주민센터 281개소의 시각장애인 편의시설 모니터링을 한 결과 적정 설치 시설 비율은 단 33.2%에 불과했다.

편의시설 항목별 설치 현황을 보면 화장실 등 위생시설의 적정 설치율 은11%로 가장 낮았고 점자블록, 점자 표지판, 점자 안내판 또는 음성 안내 장치의 미설치율은 49.5%로 조사됐다.

경기도시각장애인연합회 수원지회 관계자는 “비장애인들도 이용하는데 어려울 때가 많은데 시각장애인들의 경우는 더 수고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지속적으로 개선해 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수원시 화장실 문화팀 관계자는 “분기별 공중화장실 실태 조사를 통한 점검을 진행하고 있고 점자 설치에 대해서는 일체 정비를 마쳤다. 설치가 미비한 곳은 법령적용이 안 된 곳으로 보고 있고 점자유도블록 미설치된 화장실에 대해서는 분기 점검과 예산 편성을 통해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