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승 확정 후 기뻐하는 조건휘. 사진제공=PBA

‘PBA 젊은피’ 조건휘(32∙SK렌터카)가 프로당구(PBA) 첫 우승컵을 들었다.

2019-20시즌 프로 출범 이후 출전한 35번째 대회이자 4년 만에 처음 오른 정상이다.

조건휘는 12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즌 8차 투어 ‘웰컴저축은행 웰뱅 PBA-LPBA 챔피언십’ PBA 결승서 임성균을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4대 3(15:5, 6:15, 5:15, 15:7, 6:15, 15:7, 11:9)으로 꺾었다.

이로써 조건휘는 PBA 19번째 챔피언이자, 국내 선수로는 10번째 우승자가 됐다.

이날 결승전은 ‘역대급 명승부’였다.

한 세트씩 주고받는 접전이 이어졌다.

첫 세트는 조건휘가 4이닝까지 11대 4로 기선을 제압한 후 6이닝서 남은 4득점을 채워 15대 5로 따냈다.

임성균도 곧장 맞불을 놨다. 2세트를 3대 1로 리드하던 임성균은 4이닝부터 7이닝까지 공타 없이 1-3-3-5득점을 뽑아내며 15대 6으로 승리했다.

이후 3세트를 임성균이, 4세트서 다시 조건휘가 가져가며 팽팽한 줄다리기가 계속됐다.

그런데 5세트에서 임성균이 역전에 성공했다.

임성균은 4이닝동안 공타없이 1-2-2-7득점으로 단숨에 12점에 도달했다. 조건휘도 3이닝동안 6득점으로 부지런히 추격했으나 뒷심이 부족으로 공타에 그쳤다. 이후 임성균이 7이닝째 1득점과 9이닝째 2득점을 올려 15대 6으로 승리, 세트스코어 3대 2로 앞서나갔다.

조건휘도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6세트 첫 공격을 하이런 8점으로 연결하며 크게 격차를 벌린 조건휘는 2·3이닝서 1득점씩 올려 10대 5로 앞선 후 6이닝째 1득점, 7이닝째 남은 4득점으로 15대 7로 승리, 기어코 경기를 풀세트로 끌고 갔다.

운명의 7세트.

임성균이 2이닝 3득점, 4이닝 6득점으로 9대 2로 달아나며 우승에 다가섰다.

그러나 조건휘가 마지막 집중력을 발휘했다.

조건휘는 한 점씩 차곡차곡 집중력을 살려 마지막 기회를 하이런 9점으로 연결, 11대 9로 경기를 극적으로 마무리했다.

세트스코어 4대 3, 조건휘의 감격스런 첫 우승이었다.

앞서 조건휘는 이번 대회 128강서 김영원을 3대 1로 꺾은 이후 고상운, 비롤 위마즈(튀르키예∙웰컴저축은행) 강동궁(SK렌터카) 권혁민을 차례로 꺾고 결승에 진출, 4강에서 ‘돌풍’을 일으키던 박기호를 세트스코어 4대 2로 잠재우고 결승에 올랐다.

우승 직후 조건휘는 “7세트에서 터진 하이런 9점이 기억도 잘 나지 않지만 너무 좋다. 이 우승 트로피를 한 번 만져볼 수 있다는 게 너무 좋다”는 소감과 함께 “장타(하이런)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공 하나 하나에 신경 썼다. 후득점을 위한 포지션이나 수비를 신경 쓰지 않고 1득점만 내자고 생각하면서 집중했던 것이 주효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오래 걸렸지만 우승 한 번에 만족하지 않겠다. 도태되지 않고 더 발전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으로 당구를 치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전했다.

이번 우승으로 우승 상금 1억원과 우승 포인트 10만점을 얻은 조건휘는 이번 시즌 종전 26위(3만6500점)서 6위(13만6500점)로 올라섰다. ‘제비스코 상금랭킹’ 역시 33위(950만원)서 6위(1억950만원)로 끌어올렸다.

반면, 임성균은 출범 첫 시즌 2차투어(신한금융투자 챔피언십)에서 23세 8개월의 나이로 우승한 신정주(하나카드)에 이후 4년 만에 두 번째 ‘20대 챔피언’에 도전했으나 아쉬움을 삼켰다.

이밖에 대회 한 경기서 가장 높은 애버리지를 기록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웰뱅톱랭킹’(상금 400만원)은 대회 32강서 세미 사이그너(튀르키예∙휴온스)를 상대로 3.750을 기록한 ‘무명돌풍’ 박기호가 받았다.

또 한 큐에 세트의 모든 득점인 15점(마지막 세트 11점)을 한 번에 달성하면 주어지는 ‘TS샴푸 퍼펙트큐’상(상금 1000만원)은 대회 16강 박주선과의 경기 2세트서 15점을 낸 권혁민에게 돌아갔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