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인천 거물 정치인 원희룡 전 장관·박남춘 전 시장 설 행보 관심

원 전 장관 “계양의 히딩크 되겠다”, 박 전 시장 “총선 출마하겠다” 선언

▲ 원희룡 예비후보 계양 을 선거사무소 밖에 걸린 현수막

4·10 총선에서 인천에서 가장 핫한 두 정치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박남춘 전 인천시장의 설 행보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계양 을 표밭 다지기에 동분서주하는 원 전 장관은 ‘계양의 히딩크’가 되겠다고 다짐했고, 9개월 만에 페이스북 활동을 재개한 박 전 시장은 “봄이 멀지 않았다”며 총선 행보를 공식화했다.

국민의힘 원희룡 계양 을 예비후보는 1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감독이 경기장과 선수 곁을 수시로 비우는데, 어떻게 이기기를 바랄 수 있습니까?”, “계양도 마찬가지입니다”라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를 향해 쓴소리했다.

▲ 원희룡 예비후보의 새해 인사

원 예비후보는 “계양에는 다른 생각없이, 오직 땀과 실력만으로 월드컵 4강 신화를 만들어낸 히딩크가 필요하다”며 “원희룡이 ‘계양의 히딩크’가 되겠다”고 밝혔다.

최근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에서 탈락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상황까지 더해진 글이다.

이 대표와 원 예비후보의 깜짝 ‘조우’도 계양을 떠들썩하게 했다.

이 대표와 원 예비후보는 지난 9일 계양산 전통시장에서 설 민심탐방 중 우연히 마주했다. 수행원과 지지자들, 명절을 앞두고 시장을 찾은 시민들로 빼곡한 시장 안에 두 후보는 아는 척 없이 지나쳤다. 날선 신경전이 예고된 4·10 총선 마냥 두 후보의 간극은 커 보였다.

이를 의식하듯 원 예비후보는 “경쟁하는 사이라지만, 인사 정도는 할 수 있는거 아닙니까?”라고 SNS에 개재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SNS 글

반면 이 대표는 아무 언급 없이 자신의 SNS에 ‘단결만이 답’이라며 최근 당의 계파 갈등에 대한 봉합 차원의 글을 올렸다.

이 대표는 “계파를 가르고 출신을 따질 여유 없다”며 “시스템을 통해 능력, 자질이 국민의 기대치와 눈높이에 부합하느냐가 유일한 판단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 최근 새로 바뀐 박남춘 전 인천시장의 SNS 사진.

출마 지역마저 베일에 싸여 있는 은둔의 정치인 박남춘 전 인천시장의 총선 행보가 본격화됐다.

그동안 남동 을 지역구와 중구·강화군·옹진군 선거구 출마 가능성에 주목한 박 전 시장은 총선 출마를 공식화하진 않았다. 다만 박 전 시장의 측근과 당 안팎에서는 그가 전략공천 혹은 ‘선당후사’의 자세로 당에 공천 권한을 넘겼다고 설명했다.

박 전 시장은 지난해 5월 이후 9개월만에 SNS 활동을 재개했다. 그의 직전 페이스북 글은 2023년 5월18일 봉하마을 방문을 기념해 작성된 것이었다.

▲ 박남춘 전 인천시장의 새해 인사

이번 SNS글은 박 전 시장의 정치 재개 신호탄이자, 총선 승리의 다짐이다.

박 전 시장은 “정부는 일부 경제인과 정치인의 특별사면을 남용하고 있다”며 “전례 없는 거부권 통치로 민생에 꼭 필요한 법안과 수사는 무마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민주당이 언제나 국민 곁에서 더 크고 든든한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저 또한 끊임없이 제 역할을 고민하고 힘을 보태겠다”며 4·10 총선 출마를 공식화했고, ‘선당후사’로 공천 지역을 당에 일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박 전 시장은 ‘봄이 멀지 않았다’며 자신의 이름을 빗대 총선 승리를 다짐했다.

민주당은 박 전 시장 출마가 점쳐진 남동 을 선거구를 전략공천지역으로 묶었고, 박 전 시장은 중구·강화군·옹진군 지역구를 대상으로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를 벌였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