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장 인터뷰]

R&D·클러스터·바이오 육성 총력
종합지원 기관 위상 굳건히 세워
2026년까지 1조원 규모 펀드 조성
해외사무소 판로지원 등 역할 톡톡

핵심기술 분야 AI 기업 50개사 육성
기업지원 일원화 플랫폼도 만들 예정
젊은 리더 발탁 등 '안정 속 혁신' 도전
▲ 강성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장이 집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글로벌 경기 침체와 4차 산업혁명. 그리고 인공지능(AI), 스마트제조 및 반도체 기술의 발전. 이처럼 빠르고 복잡하게 변화하는 산업의 흐름 속에서 경기도는 어떻게 움직이고 있을까.

그 선봉에 선 강성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GBSA·이하 경과원) 원장은 지난해 1월 취임 직후 '대한민국 경제 중심지'가 된 경기도를 '세계 최고의 첨단산업 클러스터'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강 원장은 중앙부처 요직을 두루 지낸 산업·경제 분야 전문가다. 실제 임기 내 경기지역 기업을 성장시키고, 기술을 강화할 다양한 지원정책이 마련되는 중이다. 수출확대 등 눈여겨 볼만한 성과도 줄줄이 나오고 있다. 취임 1년을 맞은 그를 만나 경기도의 산업 현안과 대응 상황, 미래 전망 등을 들어봤다.

 

'지원기관'으로 자리 잡다

강성천 경과원장은 6일 인천일보와 인터뷰에서 “2017년 1월 통합법인으로 출범한 이래 창업 및 사업화, 투자, 수출 등 전주기 중소기업 지원과 과학기술 연구개발(R&D), 클러스터 조성, 바이오 및 지역특화산업 육성 등 종합지원기관으로서 위상을 굳건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는 우리나라 경제의 약 30%, 수출의 약 20% 이상을 차지한다. 글로벌 산업 구조가 개편되고 있는 상황을 감지한 강 원장은 '지원역량 강화'를 우선 목표로 내세운 바 있다. 대표적으로 중소·벤처기업 투자 육성을 위해 추진해온 '경기도 G-펀드'의 2023년 신규 조성액은 3178억원을 돌파했다. 경과원은 2026년까지 총 1조원 규모의 펀드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 초기 창업기업 투자 육성을 위한 '스타트업 펀드1호'(조성목표 220억원), 연구개발(R&D)·설비 확장 등 후속 투자가 필요한 고성장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스케일업 펀드'(500억원), 경기북부산업 활성화를 통한 지역 균형발전을 도모하는 '경기북부 균형발전 펀드'(300억원) 등 102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고,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경기도가 펀드 결성을 시작한 이래 최대 규모다.

그는 “지난 1년간 속도감 있는 기업지원에 집중했다. 중소기업 548개사 참가, 국내외 바이어 1118개사를 유치한 '지페어 코리아를 개최하기도 했다”며 “전시회를 통해 해외수출 상담 8357건 7억4900만 달러와 국내 구매상담 2820건 1850억원의 성과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앙아시아시장 진출 거점 확보를 위해 우즈베키스탄에 개소한 '경기비즈니스센터(GBC) 타슈켄트'는 미국 LA, 러시아 모스크바, 인도 뭄바이, 중국 상하이 등에 이어 경과원에서 개소한 13번째 해외사무소다. 도내 중소기업을 대신해 현지에서 정보 제공과 판로지원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거점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AI 등 '첨단기술' 지원에 집중

'다가올 미래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신념의 강 원장은 세계적 화두인 AI를 주목한다.

그는 “기업지원을 위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24 CES(가전제품·정보기술 박람회)'에 참여했는데, 개막 전 예상처럼 AI로 시작해 AI로 끝난 행사였다”며 “AI가 모든 영역에 스며들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자동차와 가전은 물론 실생활로 영역을 넓혔고 AI가 모든 영역에서 고도화하고 모든 기기에 적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생성형 AI혁명은 경제와 사회·안보 패러다임을 뒤흔드는 변화를 일으키고 있고, 주도권을 둘러싼 주요국들의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며 “시장 규모가 2023년 670억달러에서 2032년에는 1조3000억달러로 급격한 성장이 예상된다. 1990년대 PC, 2000년대 스마트폰이 기술혁신을 통해 시대의 변화를 주도했다면 지금부터는 생성형 AI의 시대가 열린다”고 전망했다.

올해 수립한 경과원의 주요업무 추진계획에도 AI 기업 육성_핵심 인재 양성, 공공서비스 혁신 및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AI 기술개발 등에 나서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른바 'AI+경기' 정책이다.

강 원장은 “빅데이터, 메타버스 로봇 등 핵심 신기술 분야의 AI혁신 기업 50개사를 육성할 것”이라며 “AI 성장 지원과 스타트업 천국 경기도 조성을 위해 '경기 AI캠퍼스'도 구축할 예정이다”고 했다.

강 원장 전략의 일환으로 올 상반기 경과원은 'AI기반 기업지원 플랫폼'을 만들 예정이다. 현재 운영 중인 이지비즈(지원사업공고 및 신청)와 기업SOS넷(애로접수·처리·사후관리)사이트를 통합해 지원사업 신청부터 해결까지 일원화한 플랫폼이다.

경과원은 지난해 12월 생성형 AI 기술 활용 사업화 및 기술교육·컨설팅 등의 공동협력을 위해 네이버 클라우드와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모든 것을 바꾸고 '차별화'

강 원장은 '우리가 똑같으면 기업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는 생각이 확고하다. ▲일하는 방식 혁신 ▲조직의 혁신 ▲인력의 혁신이라는 '3대 혁신 방안'을 제시했었다. 1처 7본부 33부서에서 5개 부서가 늘어난 1처 7본부 38부서로 확대한 경과원 조직은 실질적인 특화 기능에 상당히 주력했다. 원장 직속 'G-INVEST 추진단'은 100조원 투자유치 지원 등 경기도 투자청으로서 임무를 맡았다. 경기도 공공기관 RE100 시행계획에 빠르게 발맞춰 'ESG팀'과 '에너지신산업팀'도 신설했다.

4차산업본부는 '신산업본부'로 개편한 뒤 AI산업팀, 에너지신산업팀, 디지털제조혁신팀 등 산업별로 조직을 개편했다. 인사 역시 업무 전문성과 능력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아 주요 부서에 젊은 리더와 여성 보직자를 발탁했다.

강 원장은 “지난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1.4%에 그치면서 25년 만에 일본에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며 "한국 경제성장률이 일본보다 낮아진 상황은 외환위기 때였던 1998년 이후 25년 만에 처음"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미국의 경제성장률 또한 예상치를 뛰어넘으며 경기침체 우려가 크게 줄어드는 분위기”라며 “반면 우리나라는 3년 연속 경제성장률이 하락하는 등 저성장 위기감이 팽배하다. 3고(금리·물가·환율)시대, 도내 중소·벤처기업 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 경과원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도내 기업에 혁신적인 지원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여 새로운 변화의 기회로 삼아 혁신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성천 경과원장은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인디애나대 대학원(경제학 석·박사)을 나오고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과 대통령비서실 산업정책비서관,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을 지냈다.

 


 

첨단산업화 대응 구체화…바이오산업도 활발

 

경과원, 신산업육성 박차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GBSA·이하 경과원)이 첨단산업화에 대응하기 위해 내세운 정책이 구체화하고 있다.

6일 경과원에 따르면 강성천 원장은 지난해 1월 취임한 뒤 주요 추진 정책으로 '지역생태계 구축'을 수립한 바 있다. 세부 과제로는 첨단기술과 창업 활성화, 인재 양성, 특화단지 조성, 지역 거점 연계 등이 있다.

반도체의 경우 지난해 7월부터 반도체협회 연계 '일자리 매칭 플랫폼'이 운영되고, 대학 협의체가 출범했다. 경과원은 산·학·연과 함께 클러스터(용인·평택·안성) 현장 간담회를 개최하면서, 국비 유치 등에 노력해왔다.

바이오산업도 활발하다. 경과원은 대학을 비롯한 여러 기관과 6건의 업무협약을 맺을 정도로 협력체계를 강화했다. 36억원 이상에 달하는 메디바이오 핵심소재 기술개발 및 실용화 지원 국비 사업도 수주했다.

반도체를 포함한 AI, 바이오 등 신산업 육성을 위해 600명의 전문인력 양성에도 나섰다.

100개사 이상 뿌리 기업은 경과원으로부터 디지털 전환 지원을 받게 된다. 판교+20 창업 혁신 공간 조성 등을 통해 창업인재 1000명 양성을 추진할 예정이다. 첨단모빌리티 분야의 정책 연구도 예정됐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