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병설 인하대 정책대학원 원장.
▲ 변병설 인하대 정책대학원 원장

공항은 비행기를 타고 내리는 물리적 공간이지만 동시에 어디론가 떠나는 설레는 마음을 갖게 하는 감성적 공간이기도 하다. 여행의 채비를 하고 모여드는 곳,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험을 하기 위해 떠나는 출발지이다. 크리스토퍼 샤버그 교수는 공항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인문학, 공항을 읽다>라는 책을 발간했는데, 그 책에서 그리는 공항의 모습은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공간으로 느끼게 해 준다.

공항은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오가는 관문이다. 여행객이 해외에 나가 처음 마주하는 공간으로서 국가의 얼굴이며 도시의 이미지에 영향을 준다. 세계의 많은 사람이 공항을 통해 들어오고 나간다. 개방사회가 되면서 더욱 많은 사람이 해외로 나가기 위해 공항을 이용한다. 이용객이 많이 늘어나면서 세계 곳곳의 대도시들은 기존 공항을 확장하거나 새로운 공항을 대규모로 건설하여 경쟁력을 높이려 하고 있다.

인천공항도 지속해서 수용 용량을 키우고 있다. 2024년까지 4단계 건설사업을 추진하여 동북아 허브공항을 넘어 세계공항의 중심으로 거듭나는 계획을 지니고 있다. 동시에 여객과 화물운송 서비스를 높이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영국의 항공업계 평가 회사인 스카이트랙스에서 평가한 전 세계 국제공항 순위에서 매년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고, 국제공항협의회가 주관하는 세계공항서비스평가에서도 세계 최고 품질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항으로 12년 연속 선정될 정도로 시설이 우수하다.

이러한 좋은 시설에 재미있는 콘텐츠가 결합하면 여행객의 만족도는 배가될 것이다. 공항은 일차적으로 세계의 많은 여행객이 오가는 통로이다. 그러므로 한국을 알릴 기회의 창이기도 하다. 그 길목에 한국의 첨단산업, 예술문화를 체험하고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공항 인접지역은 여행객이 그냥 '스쳐 지나가는 장소'에서 '머물러 즐기는 장소로' 재미있고 활기찬 공간으로 조성하는 것이다.

세계의 공항은 지금 주변지역의 환경을 바꾸고 있다. 싱가포르 창이 공항은 자연공간을 조성해 여행객의 피로를 풀어주고 있다. 공항 인근에 조성된 건물의 지붕 중앙에서 폭포수가 쏟아지며, 안쪽에는 미로가 있는 열대정원과 걷거나 뛸 수 있는 그물이 높게 설치된 캐노피 공원이 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은 공항과 인근 지역을 통합하여 “The Global City Hub”를 실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도시와 공항을 유기적으로 연계시켜 발전시키는 전략으로서, 공항 개발을 통해서 도시와 지역의 경쟁력을 키우고자 한다. 지역의 발전이 공항의 발전이고, 공항의 발전이 지역의 발전으로 연결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스히폴 지역개발회사를 설립하였다. 그 회사는 민간과 공공부문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며, 상업적 이익과 사회적 책임을 함께 고려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인천공항은 배후지역을 포용하는 통합적 개발계획이 필요하다. 항공산업을 키우는 고유한 기능과 함께 한국의 문화산업을 발전시키는 중심지가 되어야 한다. 한국의 독창적이고 고유한 문화자원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전진기지로 만드는 것이다. 인천공항은 한국의 관문(Window of Korea)으로서 한국문화의 접촉점 기능을 한다. 한국의 문화를 보고 즐길 수 있는 체험적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다. 공항 일대는 한국문화의 생산공간이면서 동시에 소비공간으로서 K-Culture의 허브로 발전되길 기대한다.

/변병설 인하대 정책대학원 원장